어린 나이에 결혼한 가족도 없는 외로운 홀리(오드리 헵번). 가난한 현실을 벗어나 상류층 남자를 만나 신분상승을 꿈꾸며 부와 풍요를 동경하며 살고 있다. 그녀와 마찬가지로 언젠가는 자신이 쓰고 있는 소설이 베스트 셀러가 되어 성공하기를 꿈꾸는 작가 폴(조지 페퍼드). 그도 역시 경제적으로 자립하지 못하고 부잣집 유부녀와 서로 상부상조하며 살아간다. 상류사회에 대한 허망한 꿈에서 깨어난 홀리와 유부녀와의 관계를 청산한 폴. 가난하지만 진정으로 사랑하게 된 두 사람은 비로소 사랑의 결실을 맺는다. 홀리의 티파니는 사랑(폴)이었다. “누군가로부터 구속되어 자유로워지게 되는 것…”이 사랑임을 알게 된다.
앞에서 언급한 ‘헵번스타일’은 ‘오드리 헵번’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로, 개인 브랜드다. 이와 같이 개인뿐만 아니라 제품이나 기업에도 브랜드라는 이름이 있으며, 각 브랜드에 따라 고객들의 느낌은 다르다. 따라서 브랜드는 ‘제품과 고객 간 관계’라고 할 수 있다. 이 브랜드(brand)는 ‘태우다’란 의미의 옛 노르웨이 말인 ‘brandr’(to burn)에서 유래되었다. 즉, 앵글로 색슨(Anglo-Saxon)족이 불에 달군 인두로 자기소유의 가축에 낙인을 찍어 소유물을 확인하는 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따라서 브랜드라는 단어는 특정 재화의 소유권을 나타내는 소유 표지가 그 어원임을 알 수 있다. Keller는 브랜드를 ‘특정 제조업자가 자신의 제품을 다른 경쟁자의 제품과 구별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수단’이라고 정의하였는데, 영화 속 명품 브랜드를 살펴보자.
첫째, 티파니(Tiffany). 티파니는 1837년 미국의 찰스 티파니(Charles L. Tiffany)와 존 영(John B. Young)이 뉴욕에 세운 보석회사이자 세계적인 보석 브랜드명이다. 아침마다 헵번이 들러서 식사를 하던 곳으로, 티파니에 대한 전 세계 많은 여성들의 동경을 대변하고 있다.
둘째, 햅번이 주인공을 맡은 영화 <사브리나(1954)> 이후, ‘헵번스타일’의 모태가 된 지방시(Givenchy). 영화의 첫 장면에서 헵번이 입고 나온 지방시의 ‘리틀 블랙 드레스’다. 이 드레스를 입고, 벌집이라고 불리는 시뇽(머리카락을 틀어 올려 목을 드러낸 헤어스타일), 머리에 티아라, 방랑자라는 이름의 커다란 검은색 올리버 골드스미스 선글라스(‘헵번 선글라스’), 기다랗고 검은 담뱃대(‘햅번 파이프’), 긴 장갑, 다섯 줄짜리 거대한 모조진주 목걸이를 한, 바람 불면 날아갈 것 같은 깡마른 체형의 ‘헵번’. 티파니 매장의 보석을 바라보며 빵과 커피로 아침 식사를 하는 모습을, 지방시는 “가장 위대한 패션의 순간”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이 드레스는 2006년 런던 크리스티 경매에서 영화 속 의상 사상 최고가인 8억5000만 원에 팔렸다.
셋째, 트렌치코트(Trench Coat). 영화의 마지막 장면인 빗속에서의 홀리와 폴의 키스씬에서 홀리가 입고 있던 원피스에 매치한 ‘바바리코트’다. 1880년 영국인 토머스 바바리라가 방수성이 있는 개버딘이라는 직물을 개발하여 레인코트로 만들었는데, 정확한 명칭은 트렌치코트다.
이 영화의 여주인공 ‘홀리’는 결국 돈보다는 진실된 사랑을 택했다. 이는 ‘홀리’를 연기했던 오드리 햅번도 마찬가지다. 1960년대 말, 헵번은 연기 생활에서 은퇴하고 유니세프의 꾸준한 후원자가 되었으며 전 세계 불우한 어린이들의 구호에 헌신했다. 오드리 헵번은 사랑하는 가족과 소울 메이트 로버트 월더스가 지켜보는 가운데 1993년 1월 63세를 일기로 조용히 숨을 거두었다. “어린이 한 명을 구하는 것은 축복입니다. 어린이 백만 명을 구하는 것은 신이 주신 기회입니다.”라고 말했던 생전의 오드리 헵번, 그녀는 은막의 스타를 뛰어 넘은 진정한 스타였으며, 그녀의 말도 명품 중의 명품 브랜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