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지영의 기자 = “매출액 1.8억달러(+56.2% YoY), EPS 0.06달러로 컨센서스 각각 8.6%, 310.4% 상회. Per 7.8배”
“4Q20 QoQ 5.9% 시현, 견조한 Top line 성장세. 추가 모멘텀 주시. TP PBR 1.2”
증권은 기본적으로 경제·회계 전문용어가 넘쳐나는 영역이다. 주식투자를 시작하기 위해서는 넘어야할 용어의 장벽들이 있다. 증권사 리서치센터가 발간하는 종목·시장분석 리포트는 난해한 용어들의 모음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투자 관련 영어와 영문 약어들이 넘쳐나고, 상회(上廻), 하회(下廻), 견조(堅調) 등 불필요한 한자 표현도 흔히 볼 수 있다. 반도체나 화학 등의 개별 전문 분야에서 사용되는 생산 분야 및 원자재 관련 용어들도 리포트에 영문 약어로 표현된다. 리포트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해당 용어, 약어들의 의미를 모두 알고 있어야 한다. 주식 투자에 처음 입문한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증권사 리포트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증권사 리포트의 어렵고, 불필요한 표현들로 인해 가독성이 떨어지고 투자자들의 정보 습득에 진입장벽으로 작용한다는 평가다.
서울 강동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재호(32)씨는 “주식 투자를 처음 시작하고 증권사 리포트를 자주 봤는데 내용을 이해하는 데 한참 걸렸다”며 “풀어써도 되는 것을 왜 굳이 영어로 쓰는지 모르겠다. 봐도 무슨 말인지도 모르겠고, 해설이 따로 적혀있는 것도 아니다. 검색을 해서 해석해가며 보는데 아직도 난해한 용어들이 많다. 특히 영문 약어들은 뭘 요약한 건지도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성북구에 거주하는 한수진씨는 “너무 예스러운 표현들도 많다. 리서치 센터 보고서를 보고있는 것보다 유튜버들의 주가전망을 보는 것이 더 편하고 알아듣기 쉽다”고 말했다.
리서치센터가 발간하는 리포트가 어렵게 쓰이는 이유는 과거에 주된 독자 자체가 펀드매니저, 기관투자가 등의 전문가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다. 소위 해당 분야 전문가끼리의 정보전달이 목적이다 보니 굳이 서로 다 아는 용어를 쉽게 쓸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일부 리서치센터에서는 주식시장에 대거 유입된 일반 투자자들을 의식해 유행어를 사용해 흥미를 끌거나, 최대한 쉽게 쓰려는 노력들도 엿보인다. 그럼에도 여전히 난해한 용어와 약어가 사용되는 경향이 높아 보다 대중적으로 바뀔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애널리스트는 “그래도 예전보다는 많이 나아진 것”이라며 “증권이 기본적으로 어려운 영역이라 용어 하나하나 풀어 쓸 수는 없지만, 최대한 해설을 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주식투자는 꾸준한 공부가 필요한 영역이다. 분야별 전문 용어들은 어쩔수 없지만, 반복되는 표현들을 익혀두면 진입장벽도 어렵지 않게 넘어설 수 있다”고 말했다.
유진투자증권 이승우 리서치센터장도 “어렵다는 지적을 많이 들었다. 그래서 예전보다는 더 쉽게 쓰도록 유도를 하고, 노력을 많이 하고 있는데 아직 개선이 안 된 부분들도 있다. 애널리스트도 전문직이고, 전문 영역을 해석하다보니 그쪽에서 쓰이는 용어를 따라 쓰게 되기도 해서다. 서서히 바뀌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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