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움에 빠진 영화감독 빅터 타란스키(알 파치노)는 시몬(레이첼 로버츠)이라는 허상(이미지)을 만든다. 시몬을 여주인공으로 한 영화가 성공하여 그녀는 최고의 스타가 되고, 그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 궁여지책으로 빅터는 시몬의 TV 토크쇼 인터뷰를 열고, 홀로그램을 활용하여 그녀의 콘서트까지 개최한다. 마침내 시몬은 두 편의 영화로 오스카 여우주연상을 수상한다.
그러나 시몬의 존재가 커지면 커질수록, 그녀는 빅터의 손을 벗어난 존재가 된다. 오히려 빅터가 시몬에 의해 통제받는 존재로 바뀌게 된다. 이제 빅터에게 남은 것은 시몬을 없애버리는 길밖에 없었다. 시몬이 희귀 바이러스로 죽었다는 기자회견을 열고 장례를 치르던 중, 그녀를 살해했다는 누명을 덮어쓰게 된다. 이젠 빅터가 진실을 말해도 어느 누구도 믿어주지 않는 극한상황에 빠지게 된다. 그러나 빅터를 믿는 딸 레이니(에반 레이첼 우드)가 아버지의 작업장에서 바이러스에 걸린 시몬의 프로그램을 고쳐 시몬이 살아있다는 사실이 밝혀져 그는 풀려난다. 이제 모든 배우를 사이버로 만들어 다시 시작한다. “가짜를 만든 게 잘못은 아니에요. 그 속에 진실이 있다면요.”라면서….
영화 속 시몬은 고전 여배우들의 장점만을 뽑아내 합성시킨 디지털 배우다. ‘제인 폰다의 목소리, 그레이스 켈리의 우아함, 소피아 로렌의 몸, 오드리 헵번과 천사를 합친 얼굴’이었으니, 한 마디로 완벽 그 자체였다. 이 ‘S1mone’은 ‘Simulation one’의 약자로, 이 영화의 각종 광고물에 등장한 진짜 발음은 사이버 캐릭터의 특징을 반영한 ‘에스(S)․원(1)․엠(M)․제로(0)․니(NE)’이다. 이 S1mone은 ‘원본과 복제물의 구분 그 자체가 소멸하는 작업’을 뜻한다.
월터 리프만(Walter Lippman)은 이미지를 “우리 인간이 어떤 대상에 대해 머리 속에 가지고 있는 영상(映像)”이라고 정의하였다. 이는 어떤 사람의 실제보다는 거울에 비친 모습을 가리킨다. 기업이미지는 개인이 특정 기업에 대해 가지는 주관적인 신념, 생각, 느낌, 인상, 경험의 총체로서, 그 대상에 대한 개인의 태도와 행동을 지배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기업이미지는 사회적 책임, 비전, 신뢰성, 호감도, 평판, 고객 관계 등에 의해 형성된다.
좋은 기업이미지를 지니고 있는 기업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효과가 있다. ① 경쟁효과(다른 기업과의 제품경쟁 속에서 우선적으로 선택된다.) ② 승인효과(이미지가 좋으면 같은 일을 실행했더라도 다른 사람보다 좋은 평가를 한다) ③ 쿠션효과(평소에 좋은 이미지를 얻고 있으면 작은 실수도 관대히 용인해줌으로 분쟁의 피해가 가벼워진다.). 이러한 세 가지의 효과는 소비자행동에 있어서 설득효과로 이어진다. 기업이미지가 정보원천으로서 소비자에게 기업의 환경, 기술, 제품, 광고 등 여러 가지 측면에 있어서 설득효과로서 태도의 변화와 강화 그리고 유지에 영향을 끼친다.(윤상철, “기업이미지가 제품광고에 대한 태도에 미치는 영향”, 1993.11.).
이 영화에서 빅터는 자신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시몬을 만든다. 일반대중은 그녀의 모습에 현혹되어 열광하는데, 시몬의 진정한 가치는 알 수도 없고,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 기업의 입장에서 본다면 기업의 아이덴티티가 아니라 기업 이미지가 더 큰 위력을 발휘한다는 반증이다. 영화에서는 시몬에 대한 인기가 높아질수록 빅터는 정체성 혼란에 빠지게 되지만, 다시 시몬을 복원시킴으로써 인간의 속물적 속성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으로 끝맺는다. 진실이 사라진 세상에서는 존재하지도 않는 시몬이 오히려 더 진실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개인이든 기업이든 그 이미지가 고정관념이 되어 편견으로 정착되면 엄청난 결과를 초래한다. 아름다움으로 조작된 이미지는 결국, 그 진실이 들어나면 물거품처럼 사라져버림은 물론, 파멸에 이를 수도 있다는 것은 변함없는 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