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진호의 경제 톡톡] 좋은 투자, 안전한 투자, 바람직한 투자

[금진호의 경제 톡톡] 좋은 투자, 안전한 투자, 바람직한 투자

금진호 (목원대학교 겸임교수 / 한국연금개발원 연구위원)

기사승인 2021-03-08 12:47:45
금진호 연구위원
요즘 주식투자의 고민이 있다. 미국이 거대한 경기부양책으로 미국 국채금리가 오르니 미국은 물론 우리나라 주가지수 역시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데, 올해는 어떤 종목에 투자할까를 고민하는 중이다. 이런 고민을 할 때 ‘대전경제통상진흥원’의 중장년 교육 담당 부서에서 ‘금융과 투자’에 대한 강의 의뢰가 왔다. 나는 강의주제를 ‘가난한 중년, 부자가 된 중년’으로 정하고 강의자료를 다듬고 있는데, 금융과 투자에 대한 기본을 다시금 생각하고 있다. 
 
주식에 투자하려면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 요즘 ‘주린이’, ‘부린이’라는 용어가 유행이다. ‘주린이’는 주식을 잘 모르는 어린이를 말하며, ‘부린이’는 부동산을 잘 모르는 어린이를 말한다. 요즘 투자에 대한 개념을 잘 몰라 망설이는 분들이 많은데, 투자의 교과서에 나오는 이야기들을 알기 쉽게 정리해 본다. 

좋은 투자를 위해서는 우선 기본적인 기업의 가치를 봐야 한다. 주식이란 기업의 지분을 표시하는 수단으로 그 기업이 가진 현재와 미래의 가치를 보고 나의 자금을 투자해야 한다. 기업의 가치는 공시를 통해 ‘정량적 가치’와 미래 자산가치를 보여주는 ‘정성적 가치’로 구분하는데 재무제표와 같은 실적 가치보다 중요한 것이 그 기업의 미래 먹거리인 회사의 비전이다. 그래서 투자를 시작할 때 기업에 대한 관심과 공부가 필수적이다. ​

주식을 산다는 것은 그 기업의 지분 일부를 소유한다는 의미다. 지분을 갖게 되는 만큼 그 기업이 현재 어떠한지 파악해보는 것은 내 투자금에 대한 이익과 미래가치를 가늠해보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기업은 이런 재무제표와 함께 각 기업의 주요한 정보를 ‘공시’라는 제도를 통해 투자자에게 알리고 있는데, 공시는 전자 공시가 일반적인 형태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우리가 어떤 기업에 투자할지 결정하거나 투자한 기업의 미래가치가 어떻게 될지 예측해야 할 때 재무제표와 기업 공시를 참고한다면 주식투자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안전한 투자를 위해서는 분산투자로 주식의 리스크를 관리해야 한다. 주식투자는 야생마를 길들여 타고 다니는 거나 마찬가지다. 기대수익률이 높지만 위험이 있는 자산을 선택해서 위험관리를 잘해야 한다는 말이다. 기대수익률이 높은 주식은 경쟁력 있는 기업이며, 경쟁력 있는 기업은 새롭게 혁신하는 기업이다. 테슬라와 같은 전기차와 자율운행 자동차가 나올 때 사람들은 이를 불가능하게 생각했고 망할 거라고 했다. 그런데 지금 테슬라의 주가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오른, 기업가치가 가장 높은 회사로 성장해 있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혁신하는 기업은 야생마처럼 위험도 크다. 2차 전지가 잘 될 것은 확실하지만 어느 기업이 성공할지는 불확실하다. 

말은 고삐로 길들인다면 주식을 관리할 수 있는 것은 분산과 장기 투자다. 분산은 ‘공짜 점심’이라고 부를 정도로 변동성을 확실하게 줄여 준다. 2차전지 기업 중 어느 기업이 성장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2차 전지를 여럿 모아 둔 펀드에 투자하면 위험은 줄어든다. 5개의 2차전지 기업이 포함되어 있는 펀드가 있다고 하자. 여기서 2개 기업은 부진하고 3개 기업이 성공했다면 2차전지 펀드의 수익률은 안정적으로 좋을 것이다. 부진한 2개 기업의 시장을 나머지 3개 기업이 인수할 것이기 때문이다.
 
바람직한 투자는 장기 투자다. 사람들은 ‘차라리 주식을 사고팔고 하는 게 쉽지 10년, 20년은 갖고 있지 못한다’고 말한다. 우리가 주식을 팔 때를 보면 당장 수익이 났기 때문이다. 당연한 말처럼 들리겠지만 그 기업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데 내가 당장 10%~20% 수익이 났다고 파는 것은 그 기업을 연구하지 않고 눈 앞의 이익만 보고 파는 것이다. 그래서 개인 투자자들은 이익이 나면 쉽게 익절하기에 꾸준히 큰돈을 벌 수 없다. 반면, 장기 투자는 인내에 대한 대가를 준다. 유럽의 워런 버핏이라 불리는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주식으로 돈을 벌려면 주식을 사고 나서 5년 동안 감옥을 가라”는 말을 했다. 
 
때론 주가가 급락해서 회사가 망할 것 같이 보일 때가 한 번씩 찾아온다. 운 없으면 투자의 수익도 맛보기 전에 이런 고통부터 받는다. 똑똑한 사람들이 주식을 팔라고 외칠 때 바보같이 그냥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분산투자도 마찬가지다. 개별 주식 가격이 무서우리만큼 오를 때도 있다. 다들 높은 수익을 낼 때 나는 자산을 분산하다 보니 평범한 수익을 낸다. 허탈감이 극에 이른다. 이런 유혹을 견디려면 코스톨라니의 말처럼 정말 5년 동안 주식을 들여다 보지 않아야 한다.
 
결국 수익이 나는 투자란 종목과 타이밍을 잡는 게 아니라 느리지만 확실하게 돈을 버는 것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제 심리 위축과 저금리 시대에 접어든 요즘, 예금이나 적금 대신에 주식을 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우리가 투자하는 회사의 가치에 대해 공부하고 분석하며 판단할 때 우리에게 경제적인 자유가 돌아올 것이다. 
최문갑 기자
mgc1@kukinews.com
최문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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