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럼버스는 유럽, 북미 및 전 세계 많은 국가에서 몇 안 되는 ‘영웅’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많은 역사가들은 그를 좋게 평가하기는커녕, 이익을 찾아 전 세계를 떠돌아다닌 사기꾼에 가까운 인물로 평가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세계사의 물줄기를 바꾼 ‘역사상 가장 큰 발자취를 남긴 인물’이라는데 의심을 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자본주의 세계경제를 통해 유럽이 세계를 제패하는 획기적인 역사의 전환점을 열어 놓은 인물이기 때문이다.
이 글에서는 그를 경영학적 측면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과거 주식회사제도가 성립되기 이전에는 ‘1항해 1기업’이라는 모험기업이 성행하였다. 기업의 생명은 항구를 떠난 배가 무역을 통하여 자국의 특산물을 상대국가에 판매하고, 상대국가의 특산물을 구입하여 되돌아오면 끝이었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콜럼버스의 1항해는 하나의 기업이었던 셈이다.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는 모험기업이란 측면에서 볼 때, 콜럼버스는 벤처사업가인 셈이고, 후원을 해준 이사벨여왕은 엔젤투자자인 셈이다.
여기에서 ‘벤처(venture)’란 무엇인가에 대해 살펴보자. 벤처의 사전적 의미로 그 어원을 찾아보면, ‘모험(adventure)’, ‘우연(accident)’, ‘예측할 수 없는 위험(risk)이나 운(lucky)’ 등을 뜻한다. 따라서 벤처기업이란, ‘고위험과 고수익의 산업으로, 새로운 고도의 기술과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한 고도의 기업가정신을 지닌 경영자에 의해 운영되는 중소기업’을 말한다. ‘2020년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벤처기업이 5만 3,000개, 벤처 투자를 받은 기업들이 1만 3,000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내며 어느새 우리 경제의 ‘고용 버팀목’으로 자리를 잡았다.’(강성천, “[로터리]벤처투자의 마중물, 모태펀드”, 서울경제, 2021. 3.17.) 벤처기업의 중요성을 나타내는 말이다.
미지의 바다를 항해하는 사람에게는 두려움과 공포 그리고 외로움이 뒤따르지만, 새로운 세계에 대한 희망으로 가슴은 벅차오른다. “콜럼버스는 항해자만이 아는 순수한 기쁨과 발견자만이 경험할 수 있는 고조된 환희의 순간을 맛보았다.” 모리슨의 말이다. 역사가들의 평가야 어떻든 ‘인류의 역사는 언제나 위대한 몽상가에 의해 개척되어 왔다’는 점만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그를 반대했던 사람들조차도 “우리 이름이 역사에 남는다면 그건 바로 콜럼버스 덕분이요”라는 영화 속의 표현과도 같이, 그의 개척자로서의 비전과 용기만은 언제나 살아 숨 쉴 것이다. 물론, 탐험을 통한 지배의 역사가 모두 자신들의 경제적 이익을 충족시키기 위해 이루어진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그러나 비전과 용기가 있다고 해서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조동성 교수의 표현대로 “벤처란 남이 하지 않은 것을 새로운 방식으로 온몸을 불살라 매진해 그 결과를 사회에 환원하는 과정”이라고 한다면, 벤처는 어떤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끊임없이 도전하여 이루어 내는 것을 의미한다. 벤처정신인 자유와 창조를 성취하기 위해서는 누구에게도 굴하지 않는 용기가 필요하다. “벤처기업의 성공은 노력에 대한 대가가 아니라 위험, 두려움과 싸우는 용기에 대한 대가다”라는 실리콘벨리의 이종문 회장의 말은 설득력이 있다.
기회는 준비하는 자의 것이므로 정직성과 투명성을 바탕으로 한 비전과 신념이 있다면 이제 용기를 내자. 개척자는 언제나 외롭기 마련이다. 그러나 그에게는 끊임없는 투지와 탐구정신 그리고 뚜렷한 목표와 지칠 줄 모르는 집념이 있다. 그에게 외로움은 사치에 불과하다. 미래의 어느 날,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꿈에 어느새 한 발자국 앞에 다가선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21세기는 도덕성과 창의력을 지닌 이러한 소수의 사람들이 주도하게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