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에 직상장한 코인베이스는 31.3% 급등한 주당 328.28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직상장은 증권사 등 주관사의 기업공개(IPO)를 거치지 않고 투자자에게 직접 주식을 매도해서 상장하는 방식을 말한다. 첫날 종가 기준 시총은 857억8000만달러(약 95조7000억원)에 달한다. 주당 381달러에 거래를 시작한 코인베이스는 곧바로 429.54달러까지 치솟아 장중 한때 시가총액 1120억달러(약 125조원)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동안 가상화폐를 둘러싸고 고평가·투기 논란이 끊이지 않아 거래소도 불완전하게 보는 시각이 있었다. 가상화폐 거품이 꺼질 경우 거래소들도 함께 무너지기 쉽다는 우려에서다. 또 언제든 정부가 강력한 규제책을 내놔 가상화폐 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하다. 가상화폐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해왔던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코인베이스 상장 첫날에도 가상화폐가 투기라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가상화폐 거래소 중 최초로 증시에 입성한 코인베이스 후광에 다른 거래소들도 상장 기대감을 타고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는 기대감도 퍼지는 상황이다. 불안요인이 남아있으나, 거래소의 경우 가상화폐의 상승·하락 어느 상황에서든 거래량을 기반으로 수익이 나는 구조다. 페이팔, 스퀘어, 테슬라, 스타벅스 등 미국 업체들이 가상화폐를 결제수단으로 도입해 늘어나는 기관 투자자의 관심도 가상화폐 생태계 유지에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또 자금 규모도 현재 암호화폐 시장의 시가총액은 약 2조달러다. 이 중 55%는 비트코인이지만 현재 108가지 종류의 자산을 제공 중이며, 향후 새로운 화폐도 계속해서 추가될 수 있다.
증권가에서는 국내 양대 거래소인 업비트(두나무)·빗썸과 해당 기업들의 지분을 보유한 기업들의 이익에도 주목하고 있다. 빗썸은 현재 정해진 바가 없으나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는 현재 나스닥 상장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가에서는 특히 두나무의 지분을 총 21.3% 보유한 카카오에 대해 지분가치 상승으로 인한 이익을 목표주가에 반영하기 시작하는 상황이다.
신한금융투자 이문종 연구원은 "카카오는 암호화폐 거래소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가치 재평가로 인한 수혜도 기대된다. 지난 1분기 두나무 영업이익은 4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미국 거래소 코인베이스 상장에 따라 객관적인 평가도 가능해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카카오 외에도 두나무 지분을 보유한 기업들도 주가 수혜 기대를 받는 상황이다. 우리기술투자(지분율 8%), 한화투자증권(6.05%), 코오롱인베스트먼트(1.44%) 등이다. 실제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3월29일 이후 주가가 126% 오르며 시총이 8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대신증권 김한룡 연구원은 "거래소는 가상화폐 시장 성장의 수혜기업이다. 낮은 가격 변동성에 암호화폐 시장의 성장성에 투자하고 싶은 투자자들의 신규 자산군"이라며 "이같은 거래 플랫폼 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거래플랫폼의 경우 자산 거래가 존재하는 한 자산 가격 등락과 관계없이 수익이 발생되며, 일부 자산군에서는 독과점적 시장 지위도 누리고 있어 안정 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보유하고 있다. 코인베이스 상장을 계기로 거래 플랫폼 기업에 대한 관심과 사업 가치가 부각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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