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경] 디폴트옵션이 내 퇴직연금 수익률 올려줄까

[알경] 디폴트옵션이 내 퇴직연금 수익률 올려줄까

[알경]은 기존 '알기쉬운 경제'의 줄임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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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승인 2021-04-27 06:38:01
사진= 픽사베이

[쿠키뉴스] 지영의 기자 = 당신의 노후 생활을 보장해줄 퇴직연금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요? 단순히 퇴직할 때 쯤 받게 될 돈이고, 그때 가서 얼마 받는지 알게 될 거라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으신가요.

퇴직연금은 회사가 근로자에게 지급할 퇴직금을 금융사에게 맡겨 운용하다 퇴직 시 지급하는 돈을 말합니다. 크게 두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확정급여(DB)형과 확정기여(DC)형이죠.

DB형은 회사 책임형입니다. 회사가 직원들에게 약속된 금액의 연금을 지급하고, 재직 중에는 직원의 퇴직금을 운용해 이익과 손실을 모두 안는 방식입니다. DC형은 근로자가 책임지는 형태죠. 회사는 연간 임금 총액의 일정비율 이상을 적립하고, 근로자가 직접 운용해 수익을 내는 방식입니다. 운용 결과에 따라 퇴직 시에 수령할 급여가 정해지죠. 유형은 다니는 회사의 임금 체계에 맞게 더 유리한 방향이 다릅니다.

중요한 문제는 우리나라 퇴직연금이 1%대 수익률로 '쥐꼬리 연금'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는 점입니다. 퇴직연금의 90% 이상이 예·적금 등의 원리금 보장 상품으로 이뤄져 있어서입니다. DB형이든, DC형이든 대체로 가입자의 무관심 속에 방치되면서 최대한 보수적인 상품으로 운용되고 있죠.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원리금 보장 상품의 수익률은 더욱 낮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 저조한 수익률을 해결하기 위해 사전지정운영제도(디폴트옵션)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디폴트옵션은 가입자가 별도로 운용 지시를 하지 않을 경우, 사전에 정해진 방법에 따라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방법입니다. 가입자에게 운용 방법을 안내하고, 2주 내에 운용에 대해 특별한 지시가 없을 경우 펀드 등 미리 정해둔 상품에 투자하도록 하는 거죠. 가입자가 무관심속에 방치하더라도, 투자 성향에 맞춰서 적절한 실적 배당형 상품으로 운용하게 됩니다. 일찍이 디폴트옵션을 도입해 적합한 상품에 투자하도록 한 선진국들의 연평균 퇴직연금 수익률이 7~10%에 달합니다.

물론 자금을 적극적으로 운용하면 그만큼 위험성도 높아집니다. 수익률 향상을 위해 퇴직연금이 투자될 주식과 펀드 등은 기본적으로 원금손실 위험성을 갖고 있는 상품이니까요. 다만 디폴트옵션이 도입되면,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노후에 받을 자금을 늘리고 싶은 투자자들에게는 선택지가 늘어나는 셈입니다.

퇴직연금에 디폴트 옵션을 도입하는 근거를 담은 법안은 한참을 국회에서 계류해왔습니다. 최근 다시 국회의 관심을 받으며 내달 열리는 정기국회에서는 본격적으로 논의가 이뤄질 전망입니다. 선택권이 넓어지고 나서도 제일 중요한 것은 퇴직연금의 주인인 근로자가 적극 관심을 갖는 것입니다. 그래야 퇴직 시에 내가 계획한 대로 노후 설계를 할 수 있겠죠.

ysyu1015@kukinews.com
지영의 기자
ysyu1015@kukinews.com
지영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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