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이슈분석...적정 주가는 얼마?

카카오뱅크 이슈분석...적정 주가는 얼마?

기사승인 2021-07-21 05:55:02
사진= 카카오뱅크 제공

[쿠키뉴스] 지영의 기자 = 인터넷 은행 중 최초로 기업공개(IPO)에 나선 카카오뱅크를 둘러싼 고평가 논란이 식지 않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국내 은행 치고 기업가치가 과하게 부풀려졌다는 평가다. 사측은 플랫폼 역량을 감안해 다른 은행과 차별성이 있다고 봐야한다는 입장이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이날부터 2일간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수요예측 결과는 오는 22일에 나온다. 공모가가 최종 확정되면 오는 26일~27일 이틀간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을 진행한다.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정일은 내달 5일이다.

카카오뱅크의 전체 공모 주식 수는 6545만 주다. KB증권, 한국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현대차증권 등에서 청약을 받는다. 증권사 배정 물량은 KB증권 1832만6000주, 한국투자증권 1243만5500주, 하나금융투자 196만3500주, 현대차증권 130만9000주 등이다.

희망 공모가는 3만3000원에서 3만9000원이다. 희망가 기준으로 계산한 시가총액은 15조6783억원~18조5289억원이다. 상단 기준으로 따지면 기존 은행 시가총액 1위인 KB금융(21조원), 2위 신한지주(19조원)의 뒤를 바짝 쫓아가는 셈이다.

주식 물량이 적은 점 등을 고려하면 이번 수요예측에 참여하는 기관 투자자들이 공모가 상단을 적어낼 가능성은 높은 상황이다.

최근 공모시장의 대어들은 상장 첫날 대체로 상한가 내지는 최소 10% 안팎의 주가 급등세를 보였다. 이 점을 감안하면 카카오뱅크도 30~40조원대 시총도 노려볼 수 있다. 공모가가 희망가 최상단인 3만9000원에 결정되되고 상장 첫날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에 결정, 개장 이후 상한가 직행)’을 달성할 경우 주가는 10만1000원, 시가총액은 48조원대를 달성할 수 있다. 금융주 시총 1위 자리에 올라설 수 있는 셈이다. 다만 이같은 시총은 상장 직후의 주가 과열이 가라앉고 나면 조정이 있을 전망이다.

상장 준비 과정부터 문제가 됐던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도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희망가 기준 PBR은 3.1~3.7 수준이지만 주요 금융지주의 PBR은 통상 1을 넘지 않는다. 카카오뱅크는 가치산정을 위한 비교그룹을 글로벌 인터넷 은행으로 잡았다. 비교 회사들은 미국 모기지업체 로켓컴퍼니(PBR 4.6배), 브라질 금융기술 솔루션 업체 팍세구로(8.8배), 러시아 핀테크 업체 TCS그룹 홀딩(8.0배), 스웨덴 금융회사 노르드넷 AB(7.6배) 등이다. 카카오뱅크는 해당 기업들의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인 7.3배를 적용해 가치를 산출했다.

메리츠증권 은경완 연구원은 “금융업이 가지는 국가별 또는 지역별 특징, 금융당국의 규제 강도 등은 배제한 체 해외 디지털 금융 사업자를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하는 것은 지나친 아전인수식 해석에 가깝다”며 “은행업종은 성장성 부재, 각종 규제의 불편함 등으로 인해 밸류에이션 할인을 적용받아 평균 PBR이 0.4배에 그치는데, 카카오뱅크의 PBR은 일반적인 은행업종의 PBR보다 너무 높다”고 지적했다.

은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의 적정 시가총액을 15조5000억원 내외로 평가했다. 주가로 환산하면 3만3000원 이하다. 플랫폼 및 금리 경쟁력, 부동산 중심 성장 가능성 등을 감안해 은행이 아닌 코스피 기준 자본비용을 적용해 산출하는 것이 비교적 적절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다만 주식의 선행적인 속성을 고려하더라도 현재의 기업가치가 정당화되기 위해선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유안타증권 정태준 연구원도 “카카오뱅크 비교 회사 선정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PBR이 높은 회사 선정을 위해 사업 유사성이 떨어지는 해외 기업을 물색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발생한다”며 “비교 회사는 대상 기업과 유사한 기업으로 선정돼야 한다. 국내 은행이기에 국내 대형 은행 대비 7∼12배 높은 PBR을 제시하는 공모가 범위는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고평가 논란에 대해 사측은 기존 은행 판단 잣대를 적용해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이날 IPO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최초 100% 모바일 기반 은행으로서 영업이익과 수익구조가 모두 다르고 플랫폼 비즈니스 확장성이 높아 다른 은행과는 확연하게 차별화된다”고 강조했다.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 비교그룹에 해외 금융핀테크사를 넣은 이유라는 설명이다.

증권사 중에서도 카카오뱅크의 예상 시총을 30조원대로 제시한 곳도 있다. SK증권은 카카오뱅크의 상장 후 시가총액 예상치를 약 30조7000억원으로 제시했다. 주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주가는 약 6만4000원이다.

SK증권 구경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는 국내 은행주 역사상 가장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는 것이 적절하다”며 “기본적으로 성장률과 언택트 금융의 프리미엄, 국내 최대 플랫폼기업과의 가치 공유 프리미엄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ysyu1015@kukinews.com
지영의 기자
ysyu1015@kukinews.com
지영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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