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철강 감산에 철강 '웃고'·조선 '울고', 온도차 '뚜렷'

중국 철강 감산에 철강 '웃고'·조선 '울고', 온도차 '뚜렷'

철광석價 하락, 경기 회복에 따른 철강재 수요 급증
국내 철강업계, 하반기에도 최대 실적 기대
조선사들, 수주 러쉬에도 실적 반영까지 시차...당장 '먹구름'

기사승인 2021-08-05 06:00:08
대표적인 국내 철강업체인 포스크와 현대제철.(사진=연합뉴스)
[쿠키뉴스] 황인성 기자 = 중국발 철강 감산 소식에 국내 철강업계와 조선업계가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포스코·현대제철 등 철강업계는 철강 수요 급증으로 하반기에도 호조가 예상되지만, 국내 조선업계는 잇따른 수주 성공에도 불구하고 철강재 가격 인상에 적지 않은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

4일 철강·조선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1일부터 냉연강판 등 23개 철강 제품에 대해 수출증치세 환급을 폐지했다. 지난 5월 열연·철근·후판 등 146개 품목에 대한 수출 증치세 환급 폐지에 이은 추가 조치다. 이는 중국 정부가 오는 206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운 것과 연관이 있다.

철강제품 수출증치세는 중국 철강업체들이 해외로 철강제품을 수출하면 정부가 13%의 증치세를 돌주는 제도다. 이로 인해 중국 철강업체들은 수출증치세 환급 대상 제품을 저가로 공급해 왔다. 

중국의 철강 감산 소식은 국내 철강업계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 철강 수출량 감소로 철강재에 대한 수요가 공급보다 커져 철강사들의 가격 인상이 자연스럽게 이뤄질 전망 때문이다. 

또한, 통상적으로 3분기는 철강재의 계절적 성수기로 수요가 크게 늘 것이란 기대감이 있다. 아울러, 코로나 접종 확산에 따른 글로벌 경기 회복도 철강재 수요를 높이는 이유 중 하나다.  

이종형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국 철강 수출량 감소와 수출 가격 상승은 우리나라를 포함해 중국 외 지역의 철강 가격을 단기적으로 올려놓을 것"이라며 "국내 철강업계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원자재인 철광석의 가격이 떨어진 것도 호재다. 산업통상자원부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중국 칭다오항 현물 기준(CFR) 철광석 가격(3일 기준)은 기준 톤당 184.67달러다. 지난달 30일 톤당 181.57달러보다 가격이 소폭 상승하긴 했지만, 고공행진하던 원자재 가격이 크게 낮아졌다. 이에 원자재 가격이 낮아지고, 철강재에 대한 수요는 크게 늘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광석 가격이 하락한 데는 중국의 철강 감산의 영향도 있지만, 그동안 너무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른 탓에 내린 측면이 있다"며 "철광석 가격 하락과 철강재 가격 상승 요인은 국내 철강업계의 수익성 개선에 꽤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반면, 잇따른 수주에 성공으로 호황을 맞은 조선업계는 마냥 웃을 수만 없는 상황이다. 철강재 수요 급증으로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후판가 상승이 예상되고, 올해 실적에도 업황이 좋은 상반기 수주 건은 반영되지 않아 당장의 실적 개선으로는 이어지지 않을 전망이기 때문이다.

조선업의 특성상 실적에 편입되는 물량은 1~2년 전 수주한 것인데 올해 실적에 반영되는 실적은 2019년말부터 2020년에 수주된 건으로 물량이 적고, 가격 조건도 좋지 않다.

현재 철강사들과 협상 중인 후판가도 적지 않은 변수다. 고공행진 중이던 철광석 가격이 최근 낮아지기 했지만, 현재 협상 중인 후판가에 실질적으로 반영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철강사와 조선사들은 매년 반기마다 후판가 협상을 통해 거래하는데 즉각적인 반영까지는 시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원료가 되는 철광석 가격이 급등하면서 후판가를 끌어올린 측면이 있다"며 "중국 철강 감산에 따라 철광석 가격이 하락했으니, 후판가도 적정선에서 결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정부의 철강 감산 강도가 당초 예상보다 약해질 가능성을 전망하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철강 생산량을 올해부터 감산한다고 했지만 하반기에 감산 강도는 예상보다 약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최근 중국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지방 정부들이 철강사들의 탄소배출 감축계획을 무리하게 추진하면 정상적 경제 활동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언급하는 등 하반기 예상보다 감산규모가 축소될 가능성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his1104@kukinews.com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황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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