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코로나19 백신 어디까지 왔나… 8개 기업·기관 각축

국산 코로나19 백신 어디까지 왔나… 8개 기업·기관 각축

기사승인 2021-08-12 07:00:08
그래픽=이정주 디자이너

[쿠키뉴스] 한성주 기자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백신의 국내 개발 성과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해외 다국적 기업과 비교하면 후발주자 위치에 놓였지만, 국내에서도 임상 3상 진입 소식이 전해지며 국산 백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1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에서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에 대한 임상시험을 실시 중인 기업·기관은 총 8곳이다. 국내 기업 ▲SK바이오사이언스(3건) ▲진원생명과학 ▲제넥신(2건) ▲셀리드 ▲유바이오로직스 ▲큐라티스 ▲에이치케이이노엔 등 7곳과 국제백신연구소 등이다. 이들 8개 기업·기관에서 총 10개 후보물질에 대한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국제백신연구소가 지난해 지난해 6월2일자로 국내에서 가장 먼저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을 승인받은 이후 1년2개월 만이다.

‘가장 먼저 임상 3상’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른 기업은 SK바이오사이언스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후보물질 ‘GBP510’에 알루미늄 면역증강제를 활용한 임상시험 1건, AS03 면역증강제를 활용한 임상시험 2건을 각각 진행 중이다. 면역증강제는 백신에 함유된 항원물질의 면역반응을 제고하기 위해 첨가되는 물질이다. 아울러 또 다른 후보물질 ‘NBP2001’에 대한 1상도 승인받았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올해 1월26일 GBP510에 대한 1·2상을 승인받은 이후 약 7개월이 경과한 이달 10일 임상 3상을 승인받았다.

반면, 비교적 늦게 개발 대열에 합류한 기업은 HK이노엔과 큐라셀이다. HK이노엔은 지난달 22일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IN-B009’에 대한 1상 임상시험 계획을 승인받았다. HK이노엔은 지난해부터 한국화학연구원 신종바이러스융합연구단(CEVI)으로부터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기술을 이전 받아 CEVI 바이러스 예방팀과 함께 약효 및 비임상 연구를 진행해 왔다. 

큐라티스는 지난달 19일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QTP104’의 1상 임상시험 계획을 승인받았다. QTP104는 큐라티스가 자체 개발한 후보물질인데, 국내에 앞서 이미 해외에서 파트너사를 통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 1상 시험을 지난달 승인받은 상태였다. 아울러 인도에서도 1/2상 임상시험 승인을 받은 뒤 대상자들에게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

IN-B009는 바이러스 항원 단백질을 유전자 재조합 기술로 제조해 투여하는 재조합 단백질 백신이다. 에이치케이이노엔은 영장류 비임상시험에서 유효한 중화항체 형성률과 안전성을 확인했고, 영국과 남아공 등에서 발견된 다양한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효능이 관찰됐다고 밝혔다.

‘유일한 mRNA 기술 적용 후보물질’

국내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후보물질 10건 가운데 mRNA(메신저리보핵산) 기술에 기반한 사례는 큐라티스의 QTP104가 유일하다. 현재 국내에서는 화이자와 모더나 등 2종의 해외 개발 mRNA 백신이 접종되고 있다. 큐라티스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차세대 mRNA 플랫폼 기술을 백신 후보물질에 적용했으며, 자사의 mRNA 원액 생산 역량이 월 2억 도즈, 연간 20억 도즈 이상이라고 밝혔다.

mRNA백신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표면항원 유전자를 RNA 형태로 주입해 체내에서 표면항원 단백질을 생성,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원리다. 이는 현존하는 백신 플랫폼 가운데 가장 최신 기술이며, mRNA 플랫폼이 적용된 백신이 상용화한 사례는 코로나19 백신이 최초다. 

큐라티스를 제외하면, 그동안 식약처에서 임상시험을 승인받은 국내 기업들의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은 DNA, 재조합, 바이러스벡터 등의 플랫폼을 적용한 사례였다. 국제백신연구소의 ‘INO-4800’, 진원생명과학의 ‘GLS-5310’, 제넥신의 ‘GX-19N’은 DNA백신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GBP510과 NBP2001, 유바이오로직스의 ‘유코백-19’, HK이노엔의 ‘IN-B009’는 재조합 백신이다. 셀리드의 ‘AdCLD-CoV19’와 ‘AdCLD-CoV19-1’은 바이러스벡터 백신이다.

DNA백신은 바이러스의 표면항원 유전자를 주입, 체내에서 표면항원 단백질을 생성해 면역반응을 유도한다. 재조합백신은 유전자재조합 기술을 이용해 만든 바이러스의 표면항원 단백질을 인체에 직접 주입해 면역반응을 유도한다. 바이러스벡터 백신은 바이러스의 표면항원 유전자를 다른 바이러스 주형에 넣어 주입해 체내에서 표면항원 단백질을 생성, 면역반응을 유도한다.

‘다국적 협력 통한 연구 활발’

SK바이오사이언스와 국제백신연구소는 다국적 협력에 기반해 연구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여러 국가가 참여한 조직체가 개발을 지원하고 있어 연구와 임상시험을 안정적으로 지속할 가능성도 높다. 하지만 완성될 백신에 ‘토종’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기는 어렵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GBP510은 빌앤멀린다게이츠재단과 국제 민간기구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으로부터 자본을 지원을 받아 개발됐다. 연구에는 미국 워싱턴대학 항원 디자인연구소와 다국적 제약사 GSK가 공동으로 참여했다. 워싱턴대는 백신의 면역 효과를 제고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으며 GSK는 백신에 적용한 면역증강제 기술을 제공했다. 아울러 최근 승인된 임상 3상은 국제백신연구소가 협력한다.

국제백신연구소가 국내에서 임상시험을 승인받은 INO-4800도 국제적 협업으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INO-4800는 개발 주체가 미국의 바이오기업 이노비오라는 점에서 국산 백신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질병관리청 산하 국립보건연구원, 국제백신연구소, 이노비오가 협업해 지난해 6월 첫 1상 임상시험을 시작했다. 임상시험을 실시하는 데 소요된 비용은 CEPI로부터 지원받은 자금으로 충당했다.

castleowner@kukinews.com
한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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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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