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 사주 의혹’에 사라진 野 대선후보 ‘대여 투쟁’

‘고발 사주 의혹’에 사라진 野 대선후보 ‘대여 투쟁’

정치적 이해 갈려 대응 방식 제각각
최재형 캠프, ‘내부 문제’ 메시지 냈다 번복하기도
장성민 DJ 정부 시절 한솥밥 먹은 박지원 국정원장 저격으로 눈길

기사승인 2021-09-14 18:00:02
국민면접에 나선 국민의힘 대선후보들. 왼쪽부터 윤석열, 홍준표, 유승민, 최재형, 장성민 후보.   연합뉴스

[쿠키뉴스] 최기창 기자 =‘고발 사주 의혹’이 진실게임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각 후보들의 반응이 제각각이다. 특히 일부 후보를 제외하고는 대여 투쟁이 사라졌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홍준표 후보는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발 사주 사건에 마치 우리 측 캠프 인사가 관여된 듯이 거짓 소문이나 퍼트리고 있다”며 “고발 사주 사건에 이어 오늘 또 검찰을 가족 보호 수단으로 악용했다는 검찰 사유화 문건이 터졌다. 정도로 대처하라”고 말했다. 

그는 ‘고발 사주 의혹’의 최대 수혜자로 꼽힌다. 홍 후보는 사실상 경쟁자가 없었던 윤 후보를 위협하는 수준으로 올라섰다. 특히 이 과정에서 그는 꾸준히 이른바 ‘윤 때리기’에 나섰다. 

홍 후보는 지난 11일 “입당할 때부터 당대표와 갈등이 있었고 당에 들어와서는 의원들 줄 세우기 구태정치로 말이 많더니 경선 토론회 회피하면서 학예회만 열게 했다. 이미 확정된 경선 룰 시비로 헛된 갈등만 키웠다”며 “급기야 개인 문제인 고발 사주 사건을 당까지 물고 들어갔다. 당이 앞으로 큰 피해를 보게 생겼다”고 비판했다. 

윤 후보는 해명에 급급한 모양새다.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정치 공작’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당사자인 탓에 뚜렷한 메시지가 보이지는 않는다. 오히려 지난 13일에는 박지원 국정원장과 제보자 조성은 씨와의 만남이 이뤄진 당시 한 사람이 더 있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윤 후보 측 관계자는 이날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그 자리에 다른 사람이 또 있었다는 제보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사실 확인은 되지 않은 상황”이라면서도 “그것과 관련한 얘기가 계속해서 들어오고 있어 그분을 (고발장에) 추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해당 인물이 홍 후보 측 사람이라는 또 다른 의혹이 알려지기도 했다. 홍 후보가 이날 윤 후보를 향해 강력한 메시지를 낸 이유다. 결국 양 측은 대여 투쟁보다 서로를 향한 지분 싸움에 몰입한 모양새다. 

유승민 후보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고발 사주 의혹 중심에 선 김웅 의원이 친유계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특히 김 의원은 유 캠프에서 대변인을 맡기도 했다. 그는 고발 사주 의혹이 터지자 직책에서 물러났다.

최재형 후보는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해당 문제를 오히려 다른 경쟁 후보의 탓으로 돌리기도 했다. 최 후보 측은 13일 논평을 내고 “문 정권은 이번 사건으로 윤 후보를 묶어놨다. 홍 후보는 역선택 조작으로 띄워놓고 선거에서 투표로 뒤엎으려는 정치공작을 꾸미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홍 후보가 자신의 지지율에 도취해 권력의 압박을 받는 윤 후보를 외면하고 있는 것은 소탐대실”이라며 “유 후보는 정권을 빼앗긴데 앞장선 배신자”라며 “홍 후보의 이 같은 행보는 정권교체에 대한 배신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 비판이 쏟아지자 최 캠프 측은 입장문을 내고 “음험한 정치공작에 원팀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뜻을 강조한 나머지 홍 후보와 유 후보에 대해 일부 과격한 표현을 사용했다. 이에 대해 유감을 표시하며 이를 정정한다”고 말했다. 

다만 고발 사주 의혹 이후 오히려 대여 투쟁의 수위를 올린 인물도 있다. 장성민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수처는 왜 이재명 지사를 조사하지 않는가”라며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 사업의 이익이 특정 개인 업체에 돌아간 것에 관한 의혹이 많다. 이 의혹을 더욱 키워준 것은 당시 해당 사업을 기획했던 인물이 이 지사 취임 직후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임명됐다는 점”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13일에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관한 정보도 모른 채 정치공작 공방전에 날밤을 새고 있는 지금의 정치는 적폐”라며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의 파편을 맞고 민생이 쓰러져 가는데도 공작정치 공방전으로 날밤을 샌다. 민생의 적”이라고 했다. 

이보다 앞선 11일에는 DJ정부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박 원장을 저격하기도 했다. 장 후보는 “지금 코로나19로 온 나라가 국난 위기 속에 빠진 현실이 안 보이는 가”라며 “이런 숨 가쁜 상황 속에서 국정원장이 한가하게 제보자를 만나 대낮에 오찬이나 하고 다닌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mobydic@kukinews.com
최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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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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