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식도역류병은 위산과 위속 내용물이 식도로 올라와 가슴쓰림, 산역류 등의 증상을 유발하거나 이로 인해 합병증을 일으키는 만성질환이다.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식도 합병증으로 식도 궤양, 출혈, 바렛 식도, 식도 협착이 발생할 수 있고, 드물게 식도 선암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식도 외 합병증으로 만성 후두염, 천식 악화 등도 일으킬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16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위식도역류병 환자는 2016년 약 420만명에서 2020년 459만명으로 늘었다. 5년 사이 연간 환자 수가 39만명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인구 1000명 당 진료인원으로 봐도 2016년 82.8명에서 지난해 89.4명으로 6.6명 많아졌다. 지난해 연령대별 인구 1000명당 환자는 70대가 170.4명으로 가장 많았다.
환자 수가 증가하면서 관련 진료비 규모도 커졌다. 위식도역류질환으로 인한 건강보험 진료비는 2016년 5044억원에서 2020년 6719억원으로 5년 간 33.2%(1676억원) 증가했다. 이 중 상당부분은 약제비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소화기내과 전한호 교수에 따르면, 위식도역류질환은 일부 환자에서는 생활 습관 개선만으로 증상이 호전되기도 하고, 약물 부작용이 있는 경우에는 내시경시술이나 항역류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하지만 많은 환자에서는 약물 치료가 필요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위식도역류질환의 경우 의사 지시에 따라 치료제를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권고한다.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종류로는 위산 분비를 억제하는 위산분비억제제(양성자펌프억제제, 히스타민수용체길항제), 분비된 위산을 직접 중화시키는 제산제, 위산으로부터 점막을 보호해주는 점막보호제 등이 있다. 제품으로는 HK이노엔 ‘케이캡’, 한미약품 ‘에소메졸’, 일양약품 ‘놀텍’, 대원제약 ‘에스원엠프’, 일동제약 ‘라비에트’가 널리 쓰인다.
이들 약제의 처방액 또는 매출액은 증가세가 확연하다.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전체 시장 규모는 2019년 2603억원에서 2020년 3058억원으로 17.47% 성장했다.
선두에는 국산 30호 신약인 ‘케이캡정(성분명 테고프라잔)’이 서있다. HK이노엔(HK inno.N)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 처방액은 지난해 약 725억원으로, 2019년 298억원보다 2.4배 많아졌다. 그 결과 케이캡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중 처방액 기준 1위 약제로 등극했다.
같은 기간 동안 한미약품 ‘에소메졸(에스오메프라졸스트론튬사수화물)’은 361억원에서 406억원으로, 일양약품 ‘놀텍(일라프라졸)’은 326억원에서 352억원으로, 대원제약 ‘에스원엠프(에스오메프라졸마그네슘삼수화물)’은 177억원에서 202억원으로 처방액이 늘었다. 일동제약 ‘라비에트정(라베프라졸나트륨)’ 역시 144억원에서 160억원으로 처방액이 증가했다.
각 제약기업에 확인한 결과, 이러한 추세는 올해 들어서도 이어지고 있다.
케이캡의 상반기 처방액은 454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던 전년 같은 기간보다도 47.88% 늘었다. 에소메졸은 약 232억원, 놀텍은 162억원, 에스원엠프는 83억원, 라비에트는 93억원을 기록했다. 처방액이 소폭 감소한 놀텍을 제외하면 전년 동기 대비 모두 성장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대웅제약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신약 ‘펙수프라잔’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멕시코ㆍ브라질에 이어 올해 중국기업과 3800억원 규모의 펙수프라잔 수출계약을 맺은 대웅제약은 최근 미국 파트너사에서 7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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