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유수인 기자 = 의료분쟁조정 사건 처리기간이 늘어지고 있어 신속한 피해구제와 분쟁해결이라는 제도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신현영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4일 국정감사에서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접수된 의료사고 처리결과 보면 10건 중 9건이 법에서 정한 90일 처리 기한을 넘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 의원이 중재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평균 처리기간은 122.7일로 2016년 91.3일에 비해 34.4%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기간 처리 사건은 831건에서 1,624건으로 2배 가량 증가했다.

‘의료분쟁조정법’에 의하면 의료중재원은 사건의 조정절차가 개시된 날부터 90일 이내에 조정결정을 해야 하며, 조정부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그 기간을 1회에 한하여 30일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료분쟁 사건 처리기간은 장기화 되고 있다. 같은 기간 90일 초과 사건 비중은 46.7%에서 86.3%로 증가했고, 120일 초과 사건은 6건(0.7%)에서 648건(39.9%)으로 108배 급증했다. 과거에는 10건 중 5건은 3달 내 처리됐지만, 최근에는 10건 중 8~9건이 3달이 넘어 처리되고 있는 상황이다. 
 
진료과목별로 보면, 약제과가 214.0일로 가장 많았으며, 그 다음으로 내과 143.1일, 흉부외과 139.6일, 정형외과 128.4일, 신경과 125.8일 순으로 많았다. 
 
신 의원은 “지난 2016년 가수 신해철 사망 사건 이후에 도입된 자동 개시, 즉 사망하거나 의식 불명, 중증 장애 시에 자동 개시되는 조정 건의 조정 성립률은 일반 분쟁에비해서 11% 더 떨어지고 있다”면서 “특히 의사 대상 설문 조사에서도 의료분쟁 시 중재원 통해 해결하겠다는 대답은 13%밖에 안 된다. 중재원이 상당한 노력을 기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보여진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의료사고로 인한 의료분쟁과 피해구제를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해 도입된 의료분쟁조정제도의 취지를 고려할 때 사건 처리의 장기화는 제도 도입 취지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당사자간 신속하고 공정하게 분쟁이 해결되도록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윤정석 중재원장은 “중재원도 성공률이라든가 양 당사자간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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