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두고 민주당내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이 가운데 이재명 민주당 상임고문의 역할론이 대두하면서 이 고문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송 전 대표는 지난 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서울시민이 됐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하지만 이 선언 이후 연일 당내 파열음이 발생하고 있다.
김민석 민주당 의원은 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연일 비판 수위를 올렸다. 그는 “이재명, 이낙연 계파 싸움이 아닌 당 내 보편적인 의견으로 볼 수 있다”며 “경쟁력이 높은 것도 아니고 명분도 없어 당 내 갈등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송 전 대표가 나서면 어떤 신인들이 경쟁할 수 있겠냐”며 “(송 전 대표의 출마가) 서울시장 선거판을 크게 키우는 기회를 막게 된다”고 비판했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도 지난 4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송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송 전 대표가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하게 되면 외부 인사를 기용하거나 지도부가 작전을 구사할 방법이 없게 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내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이 고문의 ‘지방선거 등판론’이 다시 주목받았다. 정치권에서는 이 고문이 대선에 패배했지만 0.73%p의 근소한 차이를 보여 충분히 당 내 구심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14일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서 “이재명 상임고문을 지지한 1600만 민심이 6월 지방선거를 잘 돌파했으면 좋겠다”며 “정치인의 진정한 휴식은 유권자와 함께 호흡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호중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재명 상임고문의 역할에 대해 “당연히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당이 요청하는 역할을 해주시리라 본다”며 “본인 의지도 있고 선거에 기여할 방안을 찾아 제안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이재명 상임고문 역할론에 대해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대선 당시 높은 지지를 받았기 때문에 경기도와 같은 특정 지역에서는 강세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5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이재명 상임고문이 지방선거에 등판할 경우 긍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 것”이라며 “민주당 내 반발이 심각한 것은 계파 간 싸움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친문이) 송 전 대표의 출마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이 아니고 이재명 상임고문의 참여를 견제하는 것”이라며 “지방선거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면 오는 8월 당권에 도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친문들은 이재명 상임고문이 활동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다음 총선 공천과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