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회복 ‘이행기’ 막바지… ‘안착기’ 맞이할까

일상회복 ‘이행기’ 막바지… ‘안착기’ 맞이할까

기사승인 2022-05-16 16:54:40
실외 마스크 의무화 해제 첫 날인 지난 2일 오후 서울 중구 청계천 인근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길을 걷고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으로부터 일상을 회복하는 ‘안착기’ 전환 여부가 이번주 중으로 결정될 전망이다. 

정부는 의료 전문가와 지자체의 의견 수렴을 거쳐 오는 20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에서 안착기 전환을 의논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지난달 25일 코로나19 방역지침을 일부 완화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제하면서 시작했던 4주간의 ‘이행기’는 이번주로 끝난다. 

16일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이하 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안착기 전환 일정은 중대본 차원에서 현재 여러 의료 및 방역 전문가와 각 지자체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는 과정 중에 있다”며 “검토를 거쳐서 이번주 20일 중대본 회의에서 논의를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가 지난달 발표한 일상회복 방안은 총 3단계로 구분된다. 지난달 18일부터 25일까지는 코로나19를 제1급 감염병으로 구분하는 시기로, 코로나19 확진자는 전수 감시 및 즉시 신고 대상이었다. 확진자는 격리 의무가 있으며, 치료비는 전액 정부가 지원했다. 격리와 치료가 강제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확진자에게는 생활지원비와 유급휴가비도 지원됐다.

이후 25일부터 코로나19가 제2급 감염병으로 하향되면서 4주간의 이행기를 거쳤다. 이행기 동안에도 확진자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격리 상태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정부의 치료비 지원과 생활비 및 유급휴가비 지원도 유지됐다. 다만, 확진자 발생 시 즉시 신고해야 하는 종전의 지침이 ‘24시간 내 신고’로 완화됐다. 아울러 이 기간 정부는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하는 등 일상 속 방역 긴장감도 조심스럽게 풀기 시작했다.

앞으로 안착기 전환이 본격화 하면, 확진자 관리 지침 전반에 변화가 생긴다. 확진자를 전수 감시하고 24시간 내 신고해야 한다는 규정은 유지되지만, 강제적으로 격리해야 하는 의무는 사라진다. 의료기관은 원내 감염 전파 관리에 주의하고, 확진자는 자율적으로 건강을 관리하며 회복하는 방식이다. 그동안 확진자가 격리 지침을 위반하면,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근거한 처분을 받을 수 있었다.

정부의 생활비 및 유급휴가 지원도 사라진다. 격리 의무가 사라지면 코로나19 치료 기간에도 출근을 하거나 생업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치료비 역시 확진자가 일부를 지불하게 된다. 일상적인 질병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도 건강보험 수가 체계에 포함돼,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된 진료 및 치료비를 환자 본인이 부담하게 된다. 다만, 입원이 필요한 환자에 대한 치료비 지원은 일정 기간을 두고 단계적으로 축소한다.

일일 확진자 규모와 위중증 및 사망자 발생 현황을 보면 안착기 전환을 검토하기 무리가 없는 상황이다. 지난 10일부터 이날까지 1주간 일 평균 3만2904명의 확진자가 발생해, 인구 10만명당 주간 발생률이 63.7 수준으로 유지됐다. 이날 0시 기준 국내 발생 신규 확진자는 1만3268명, 해외유입 사례는 28명으로 총 1만3296명이 확진됐다. 의료 기관에서 입원 치료 중인 위중증 환자는 345명, 사망자는 35명이다. 

방역당국도 상황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다만, 각 지자체별로 편차가 있는 상황을 고려해야 하며 고위험군 관리 체계도 유지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안착기 전환은 과학적인 분석이 필요한 사안”이라며 “현재 의료체계에 대한 분석 작업들을 진행하며 논의 본격화를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박 반장 역시 “지금 운영 중인 외래진료센터은 코로나19 확진자가 감소하면서 수요가 줄어들고 있지만, 고령의 환자나 기저질환이 있는 고위험군을 위해 필요하면 언제든 의료진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방역당국 내 지휘부의 변화가 안착기 논의를 지연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새 정부 출범 이후 보건복지부 장관을 비롯해 중대본 내에서도 그동안 코로나19 대응을 맡았던 요직에 교체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앞서 9일 조규홍 보건복지부 제1차관, 이기일 제2차관을 새롭게 발탁했다.

당분간 방역정책 의논이 더딜 수 있지만, 실무자들의 업무가 안정적으로 지속돼 큰 문제는 없다는 것이 방역당국의 설명이다. 손 반장은 “중대본 지휘부가 바뀌고 있는 상황이라 의사 결정에 있어서 평소보다 더딘 측면이 있다”면서도 “안착기 전환 검토에 대해서는 국민들께 미치는 문제가 없도록 다양한 방면에서 충분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 반장은 “전문가 및 지자체 의견 수렴과 중대본 회의는 모두 실무자들이 지속적으로 맡고 있다”며 “정무적 판단도 누수가 없도록 충분히 신중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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