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석 한림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가 오는 9월 국내 인구 대부분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면역이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교수는 지난 2016년부터 2017년까지 질병관리본부(현 질병관리청) 본부장을 역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확산에 대응했다.
14일 정 교수는 서울 을지로 롯데호텔에서 개최된 화이자 프리베나13 백신클래스에서 코로나19 후유증과 폐렴구균 백신에 대한 주제발표를 진행했다.
그는 주제발표를 마친 뒤 질의응답에서 코로나19 백신 효과의 지속성에 대한 질문에 “올해 3월에 확진이 됐다면, 오는 9월에는 면역 효과가 끝난다고 본다”며 “백신을 접종한 사람이라도 그 효과가 3~4개월로 길지 않기 때문에 우리나라 인구 대부분은 올 가을이면 면역 효과가 사라진다고 볼 수 있다”고 답했다.
이어 “가을을 앞두고 다시 백신을 접종해야 할 수도 있다”며 “코로나19 백신과 인플루엔자, 폐렴 등 다른 백신을 함께 맞아도 되는지에 대한 연구들이 빨리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악화될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정 교수는 “올해 6월이나 7월 중으로 새로운 변이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컸지만, 실제로 지금 전 세계 어디에서도 오미크론 이후 유의미하게 새로운 변이가 보고되지 않았다”며 “오미크론의 구조 역시 상당히 안정된 편이기 때문에 이보다 감염력이나 치명도가 높은 변이는 없을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해외에서 확산한 원숭이두창과 관련해서는 “질병관리본부에서 근무했던 시기에 생물학적 테러에 대비해 두창 연구를 지속했는데, 당시 우리나라에서 두창 3세대 백신 특허를 취득해 현재 질병관리청이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다”며 “다만 이를 상품화하기까지는 많은 과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비축하고 있는 두창 백신에 대해서는 ‘큰 의미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 정부는 공중보건위기, 생물 테러, 실험실 내 사고 등의 상황에 대비해 HK이노엔의 사람두창 백신 약 3500만명분을 건조·동결 상태로 비축하고 있다.
정 교수는 “2세대 백신으로, 다소 불안정하기 때문에 운이 좋지 않으면 (백신을) 맞고 걸릴 수도 있다”며 “정부와 제약사의 계약으로 비축하고 있는 물량이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다”고 부연했다.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