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류 기업들이 세계 주류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오비맥주의 자회사가 운영하는 구스아일랜드는 최근 일본의 맥주 품평회에서 총 6개의 메달을 거두며 세계 맥주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또 하이트진로, 롯데칠성음료, 전통주 브랜드들은 저마다의 강점을 내세워 해외 시장 판로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구스아일랜드, 일본 맥주품평회 수상 쾌거
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의 자회사 제트엑스벤처스가 운영하는 수제맥주 전문점 구스아일랜드는 최근 일본의 인터내셔널 비어컵(IBC)에서 총 6개의 메달을 거두었다. 구스아일랜드는 이번 수상으로 다시 한 번 IPA 명가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
IBC는 미국의 월드 비어 컵(WBC), 독일의 유러피언 비어 스타(EBS), 아스라이의 호주 세계 맥주 품평회(AIBA)와 함께 세계 4대 맥주 품평회로 평가된다. 앞서 구스아일랜드는 올해 AIBA에서 금메달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번 심사에는 총 17개국에서 69명의 심사위원이 참여했다. 출품 맥주 수는 한국을 포함해 일본, 호주, 중국, 콜롬비아, 덴마크, 스페인, 프랑스, 독일, 그리스, 홍콩, 네덜란드, 대만, 태국, 미국, 베트남 등 16개국 총 1111개다. 이중 일본 맥주는 428개, 해외 맥주는 685개다. 참가 양조장 수는 총 268곳이며 이중 일본 양조장은 173곳, 해외 양조장은 95곳이다.
수상 내역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금메달 2개(Wood- and Barrel-Aged Sour Beer, Vienna-Style Lager 부문), 은메달 1개(Sweet Stout or Cream Stout 부문), 동메달 3개(English-Style India Pale Ale, Fruited American-Style Sour Ale, Juicy or Hazy India Pale Ale 부문)를 획득했다.
이번 품평회에서 수상한 모든 제품들은 서울 강남에 위치한 구스아일랜드 브루하우스에서 만나볼 수 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한국 구스에서 출품해 수상하게 됐다”며 “해당 제품들은 현재 역삼동 구스 브루하우스에서 판매 중이다”라고 말했다.
세계 진출하는 K-술
이처럼 한국의 맥주를 비롯한 주류 상품들이 세계 주류 시장의 문을 두들기고 있다. 지난해 하이트진로의 일본 소주 수출액은 2020년과 비교했을 때 약 27% 증가했다. 하이트진로는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과 이온그룹 등 일본 최대 슈퍼체인에 자사의 상품을 입점시켜 실적을 키웠다. 롯데칠성음료는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소주 ‘처음처럼 순하리’를 37개국에 총 419억 원어치 수출했다. 특히 최근 3년간 미국과 중국의 판매액은 연평균 45%와 49% 증가했다. 베트남과 필리핀은 연평균 각각 102%와 271%로 급증했다.
수제맥주 중소기업들은 편의점과 손잡고 해외수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앞서 이들은 편의점 GS, CU 등과 협업해 해당 편의점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수제맥주를 만들어왔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앞서 누적 판매량 3000만캔을 기록한 ‘곰표 맥주’를 앞세워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BGF리테일은 지난해 주류수출입업 허가를 취득한데 이어 지난달 곰표 밀맥주와 말표 흑맥주 등 수제맥주 4종의 1차 물량 4만여캔을 몽골로 보냈다. BGF리테일은 몽골을 시작으로 말레이시아 등 해외 각국으로 수제맥주 수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경복궁, 광화문, 남산 등 랜드마크 수제맥주로 대표되는 GS리테일의 경우 수제맥주의 해외 수출액이 매년 크게 늘어남에 따라 올해 수제 맥주 해외 수출액 목표치를 100만불(한화 약 13억 960만 원)로 상향 조정했다. 수제맥주 1위 제주맥주도 영국,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와 동유럽 일부에 수출하고 있다. 추후 유럽 전역으로 확장해 나가면서 맥주 강국인 유럽 시장을 공략해 한국 수제맥주의 우수성을 알리고 국산 맥주의 세계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전통주 수출도 늘고 있다. 관세청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막걸리 수출액은 1570만2000달러(약 196억6000만원)로 2020년보다 27.6% 증가했다. 올해 1분기 막걸리 수출액도 424만8000달러(53억2000만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늘었다. 국내 막걸리 소매시장 규모 역시 지난해 5000억 원대로 성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영화나 드라마를 중심으로 한류 열풍이 커지면서 해당 콘텐츠에서 나온 국내 주류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국내 기업들은 각 브랜드별 강점을 내세워 해외 시장 판로를 개척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국내 주류 시장은 포화 상태인 만큼 한국 술에 대한 관심이 큰 해외 수요를 잡으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