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여파로 한동안 중단됐던 야외행사가 서울 도심에서 줄줄이 펼쳐지고 있다. 따뜻한 초겨울 날씨 덕에 늦은 밤까지 사람들이 북적인다. 구도심인 중구 관내에도 모처럼 활력이 돌고 있다.
명동에서는 유통세일이 대박을 치고 있다. 남대문시장은 한동안 끊겼던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광장 일대에서는 다양한 축제가 펼쳐진다.
명동 한곳에만 하루 10만여 명의 인파가 몰린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 수준을 거의 회복했다. 많은 사람이 찾는 만큼 쓰레기양도 급증하고 있다. 23일 중구청에 따르면 최근 1일 평균 중구 관내 쓰레기 배출량은 약 150톤. 25개 서울 자치구 중 송파구 다음으로 많다. 송파구가 66만여 명이 거주하는데 비해 중구 인구는 고작 12만명. 고령인구가 많은 중구 사정상 대부분의 쓰레기는 유동인구가 버리는 것으로 추정된다.
압도적인 양의 쓰레기를 치우는 일은 고역이다. 중구에서 쓰레기 관련 업무를 하는 직원들은 환경미화원 등 120여명이다. 1인당 매일 1톤 이상의 쓰레기를 감당하는 셈이다.
어지간한 자치구 국(局) 단위 인원이 팀으로 움직이는 셈이지만 일사불란한 일처리로 정평이 났다.
이창하 중구청 청소행정과 폐기물관리팀장이 매일매일 청소대작전을 진두지휘한다. 이 팀장은 30년 공무원 생활의 태반을 청소관련 업무에 종사했다. 중구 토박이라 쓰레기 배출의 흐름도 꿰고 있다.
이 팀장 지근거리에서 손발을 맞추고 있는 차동민 주무관도 꼼꼼한 일처리로 원활한 청소행정에 기여하고 있다.
매끄러운 일처리를 위해서는 이른바 '9 to 6'가 허락되지 않는다. 이들의 업무는 오전 6시께 시작된다. 대규모 행사가 있는 주말은 행사가 마무리되는 늦은 밤까지 자리를 지켜야 한다.
대규모 거리응원전이 예정된 2022카타르 월드컵 우루과이 전을 앞두고 또 한 번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중구는 환경미화원들의 지역청결책임제를 구 전역으로 확대 시행해 대비하고 있다.
'지역청결책임제'란 중구 관내 권역을 4개로 나눠 권역별 반장들이 담당지역의 청결 관리를 책임지도록 한 중구만의 차별화된 정책으로, 그동안 간선도로를 중심으로 한 청소작업이 이면도로와 골목길로 확대됐다.
이 팀장은 "주민들이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저희가 열심히 해서 쓰레기 대란이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 주무관은 "팀장님과 함께 노력해서 우리구의 폐기물 발생을 줄이고 재활용 등 자원순환을 늘려 중구가 깨끗하다는 얘기를 듣도록 하겠다"고 거들었다.
손대선 기자 sds110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