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검·병무청 ‘병역면탈’ 합동수사팀이 뇌전증 진단 수법으로 병역 면탈을 도운 브로커 1명을 추가로 적발했다.
28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형사5부(박은혜 부장검사)는 질병 증상 등을 허위로 꾸며 병역을 면탈하도록 도운 혐의(병역법 위반)로 ‘병역 브로커’ A씨를 불구속 수사하고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 21일 같은 혐의로 병역 브로커 40대 남성 B씨를 구속기소했다. 직업군인 출신인 B씨는 서울 강남구에 병역 문제 관련 사무소를 차려 면제 방법을 알려주고 한 사람당 수천만 원씩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B씨는 보호자라며 병원에 함께 가서 뇌전증 진단을 받는 법을 알려주거나, 발작하는 척 연기한 뒤 119를 불러 관련 기록을 확보하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A씨도 이와 비슷한 수법으로 활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번 사건은 조재성 OK금융그룹 소속 프로배구선수를 포함 약 10명 안팎의 프로스포츠 선수들이 병역 면탈 의심자로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조 선수는 조여오는 검찰 수사로 결국 병역면탈에 대해 자진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만간 서울남부지검에 출석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검찰 측은 프로 축구선수도 다수 수사 선상에 올랐다고 전했다.
과거에도 프로야구 선수 수십 명이 소변에 혈액과 약물을 섞어 사구체신염 판정을 받는 형태로 병역 면탈을 시도하거나, 프로축구 선수 100여 명이 어깨 탈구를 핑계로 수술을 받아 병역을 회피했다가 적발된 바 있다.
한편,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20년 10월13일 병무청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2019년 병역면탈 적발 건수는 75건이다. 2015년 47건과 비교해 59.6% 늘었다. 2016년 54건, 2017년 59건, 2018년 69건으로 매년 병역면탈 적발 건수가 증가했다. 올해도 8월 말까지 38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부터 2020년 8월 말까지 병역면탈 유형을 보면 고의적인 체중 증·감량이 115건으로 가장 많았다. 정신질환 위장이 68건으로 2위였다. 이어 고의 문신 58건, 학력 속임 16건, 안과 질환 위장 3건도 있었다. 병역의무를 피하기 위해 손가락이나 발가락을 절단한 사례도 3건이나 있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