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지도부와 오찬 회동을 하면서 아랍에미리트(UAE)·스위스 순방 성과와 정책 등을 공유했다. 다만 전당대회를 앞두고 불거졌던 당 내홍 관련해서는 그다지 언급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양금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26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윤 대통령 오찬과 관련한 내용을 브리핑했다. 양 대변인은 “이날 오후 12시 30분부터 2시 10분경까지 대통령과 지도부가 식사했다”며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사무총장, 당 대변인 등이 참석했다”고 말했다.
양 대변인은 윤 대통령이 지도부에게 ‘UAE 대추야자’를 선물했다고 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이를 두고 “20년 넘게 국회 생활을 했지만 대통령이 외국순방을 다녀온 후 선물을 받아본 건 처음이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이어 “오늘 오찬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은 UAE 방문 때 300억 달러라는 큰 투자를 받은 것”이라며 “한국에 돌아와 현재 용산 대통령실과 부총리를 중심으로 하는 UAE 투자 관련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진행하려고 한다”고 후속 계획도 전했다.
그러면서 “3·8 전당대회가 있지 않으냐. 지도부가 전당대회에 대통령이 참석하면 좋겠다는 요청을 했다”며 “대통령께서 전당대회라는 좋은 축제에 꼭 참석하겠다는 약속을 해주셨다”고 말했다.
하지만 나경원 전 의원과 관련한 얘기는 없었다고 했다. 양 대변인은 “전당대회에 관해 대통령께서 어떻게 해달라고 하는 것은 당무개입이다. 한 말씀도 안 하셨다”며 “요청한 후 참석하겠다고만 했다”고 밝혔다.
양 대변인은 브리핑 후 “매우 많은 이야기가 오갔지만 대부분 우리가 이끌어나가야 할 정책에 관한 이야기라는 말씀을 드린다”며 “정리되면 저희 당을 통해 이야기가 있을 게 많다”고 덧붙였다.
한편 나 전 의원의 당대표 불출마 선언과 관련해 당에서는 잡음이 일고 있다.
당권주자인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특정 후보를 위해 흘러가는 듯한 느낌을 주는 전당대회는 차라리 안 하는 게 낫다”며 “당대표를 지명하는 게 낫다”고 심경을 표했다.
주호영 원내대표 또한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그 점에 대한 비판이 많은 걸 제가 알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앞서 윤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 간 오찬에 관해서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어수선했던 분위기가 수습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자리 잡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오찬에서 나 전 의원 등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고 전해졌기에 내홍이 완전히 수습되지는 않을 걸로 보인다.
안소현 기자 ashright@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