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가 K콘텐츠 인기에 힘입어 함께 전성기를 맞고 있다. 다만 업계에 대한 법적 보호 미비로 인한 소위 '짝퉁' 문제는 K패션이 풀어야할 숙제로 남아있다. 업계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쿠팡 등 오픈마켓을 통해 이같은 짝퉁 판매가 성행하고 있다며 당국의 관리 감독이 강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K패션은 매년 성장세다. 1일 업계에 따르면 4대 패션쇼가 열리는 영국·이탈리아·프랑스·미국으로의 의류 수출액은 2020년 2억2985만달러에서 2021년 3억7만달러, 2022년 3억4562만달러로 늘었다.
이에 국내 지원도 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패션산업협회 등 유관 기관은 지난 2019년에는 '글로벌 브랜드 육성 및 기반 조성 사업'의 글로벌 세일즈 마케팅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K컬렉션 인 파리'를 2020 S/S 시즌 파리패션위크와 연계하기도 했다.
무신사, 29CM, W컨셉 등 민간 기업들도 K패션 육성을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특히 무신사의 경우 지난해 연간 거래액이 100억원을 돌파한 브랜드 중 국내 브랜드 비중은 33%에 달한다. 지난 2020년(15%)과 비교하면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무신사는 패션업계 종사자들 대상으로 공유오피스도 운영 중이다. 지난 2018년 동대문을 시작으로 지금은 성수동, 한남동까지 총 3곳에서 공유오피스 사업을 하고 있다. 무신사 관계자는 “공유오피스 사업은 수익을 위한 사업이라기보다 패션업계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자 시작한 사업”이라며 ”패션업계 종사자들의 경우 임대료를 할인해주고 있으며 무신사 입점 브랜드일 경우 추가할인을 적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해외에서도 K패션은 알아주는 모양새다. 프랑스 파리에서 패션업계에 종사하는 한 관계자는 “BTS, 블랙핑크와 같은 K팝은 물론 최근 넷플릭스 등을 통해서 한류 콘텐츠가 큰 호평을 받으면서 K패션에 대한 해외 수요도 늘고 있는 추세”라며 “같은 원단이더라도 한국에서 떼 온 원단이 더 좋은 가치로 평가 받는다”고 말했다.
다만 ‘짝퉁 문화’는 국내 패션업계가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 국내 디자이너에 대한 보호가 안 될 경우 육성 또한 쉽지 않을 수 있어서다. 일례로 무신사의 대표 K패션 브랜드 중 하나인 ‘마르디메크르디’, ‘Mmlg’ 등은 최근 가품 때문에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패션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신진 디자이너 패션 브랜드들이 최근 오픈마켓에서 디자인 카피, 모조품 등의 가품 유통으로 피해를 입고 있다"며 "이들 디자이너 브랜드 카피 상품은 대부분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쿠팡 등의 오픈마켓에서 유통되고 있다. 이는 제3자 판매자 입점 장벽이 낮고 수월하다는 이유 때문"이라고 말했다.
무신사 관계자는 “최근 동반 성장해온 입점 브랜드들을 통해 디자인 카피, 가품 유통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것을 감안해 이들 브랜드의 지식재산권을 보호하고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에 대해 고민 중인 단계”라고 말했다.
오픈마켓에 대한 관리·감독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현재 특허청에서는 온라인 중개플랫폼에서 가품 판매가 이뤄질 경우 이를 처벌할 법적 근거가 없다.
반면 해외에서는 지적재산권 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유럽 최고 사법기구인 유럽사법재판소(ECJ)는 지난해 12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에서 이뤄진 개별 판매업자들의 모조품 판매에 대해 유통업체인 아마존의 책임이 있다는 판결을 내렸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 쿠팡 등 국내 오픈마켓들에서 디자인 상표권을 침해한 가품이나 모조품이 수없이 많이 유통되더라도 오픈마켓들은 중개업자라는 이유로 별다른 책임을 지지 않았다”며 “이번 판결은 글로벌 관점에서 온라인 이커머스 플랫폼이 상품 판매와 관리 등에서 명백한 책임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 판례로서,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도 지식재산권 준수를 위한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