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하천둔치는 죄다 파크골프장?

대구 하천둔치는 죄다 파크골프장?

환경단체, 대구시 금호강 파크골프장 증설 철회 촉구
“야생생물의 집 금호강 둔치 2㎞마다 파크골프장”

기사승인 2023-02-01 15:27:00
금호강 둔치 모습. (대구환경운동연합 제공) 2023.02.01
대구 환경단체가 대구시의 금호강 파크골프장 증설 계획에 제동을 걸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등 환경·사회·종교단체들이 모인 ‘금호강 난개발 저지 대구경북공동대책위원회는 1일 대구시청 산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부 주민들만을 위한 사업인 금호강 파크골프장 증설 계획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현재 대구의 파크골프장 수는 28곳이다. 

인구가 대구보다 월등히 많은 서울(11곳)과 부산(10곳)에 비해 3배에 가까운 수치다. 인구수가 대구와 비슷한 인천(5곳)에 비하면 5배가 많다. 

대책위는 이날 “현재도 다른 도시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파크골프장을 갖고 있는데 여기에 파크골프장을 추가로 더 짓겠다는 것은 지나친 욕심”이라고 주장했다.

파크골프장이 주로 강 둔치에 들어서는 것도 문제로 지적했다. 

대책위는 “대구 28곳의 파크골프장 중 금호강에 들어선 것만 14곳이다. 이용 가능한 하천둔치는 죄다 파크골프장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지금도 많은데 금호강에 6곳이나 더 파크골프장을 짓겠다는 대구시의 계획은 인간의 지나친 욕심이자 탐욕”이라고 강조했다.

대구시의 계획대로 금호강 둔치에 6개의 파크골프장을 더 조성할 경우 금호강 대구 구간 43㎞에 20곳의 파크골프장이 들어선다. 거의 2㎞마다 파크골프장이 들어서는 것이다.

대책위는 “둔치는 하천 생태계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공간이다. 야생생물들이 둔치를 기반으로 살아간다. 이런 곳에 파크골프장이 들어서면 이들 야생생물들은 살 곳을 잃어버리게 된다”며 “야생생물들 입장에선 끔찍한 테러”라고 주장했다.

이어 “더 이상 금호강에 파크골프장을 만들어서는 안된다. 파크골프장의 적절한 수요관리가 우선이고 정말 더 필요하다면 하천 밖에서 부지를 찾으면 된다. 하천에선 더 이상 안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대책위는 홍준표 대구시장에게 보낸 서한에서도 “파크골프 인구가 늘어났다고 그 수만큼 더 파크골프장을 지어야 한다는 논리는 그야말로 탁상머리 행정”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대구시는 지난달 26일 “최근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파크골프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내년 7월까지 82억 5000여만 원의 예산을 들여 금호강 둔치 6곳에 파크골프장 108홀을 조성한다”고 밝혔다. 

㈔대한파크골프협회에 따르면 전국의 등록 회원 수는 지난 2021년 6만 4001명에서 2022년 10만 6505명으로 66% 증가했으며, 2022년 기준 시·도별로는 대구 회원이 1만 8696명으로 경남(2만 745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대구=최태욱 기자 tasigi72@kukinews.com
최태욱 기자
tasigi72@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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