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 평화공원을 참배하고 희생자 유족들을 만난 천하람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등 ‘친이준석계’ 인물들이 해당 사건을 적극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천 후보는 13일 오전 11시경 제주공항 인근에 있는 식당에서 4·3 사건 유족들을 만났다. 천 후보가 먼저 식당에 들어와 있었고 이어 유족 8명이 차례로 자리에 앉았다. 김용태·허은아 최고위원 후보와 이기인 청년 최고위원 후보도 그 뒤를 이었다.
모두가 착석한 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도 들어왔다.
먼저 발언을 시작한 한 임계령 제주 4·3 유족회 제주시지부회장은 “4·3 특별법에 문제가 있다. 희생자 보상금이 9000만원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기자회견문을 갖고 왔다며 A4용지에 적힌 글을 후보들과 이 전 대표에게 전달했다. ‘국민의힘 4·3 배상금 증액 적극 환영’이라는 제목의 글이었다.
유족들은 회견문을 통해 “올해 2월에 통과된 제주 4·3 특별법은 희생자 보상금액을 9000만원으로 결정했는데 이는 오영훈 더불어민주당 제주도지사 후보가 제주도지사 출마를 염두에 두고 4·3을 선거에 이용하기 위해 졸속처리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천 후보는 “어느 지역이든 해당 광역단체의 의원, 정치인들이 한 당의 출신인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며 “보상액 상한과 관련해 이게 4·3의 문제뿐 아니라 국가 전체적으로 국민의 생명에 대한 평가액 자체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앞서 말씀해주신 부분에 공감한다. 정치공학적으로 (민주당보다) 먼저 치고 나가겠다는 게 아니라 국민의힘이 국민의 생명과 아픔에 적절한 보상을 하는 정당으로 앞장설 수 있도록 지속해서 신경쓰겠다”고 강조했다.
이준석 전 대표도 “제가 당대표할 때도 4·3 사건은 계속 들여다봤는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당내에서 역사 아픔에 대한 자세에 대해 정치인들의 인식 전환 시간이 오래 걸리는 건 사실이다”고 했다.
이어 “5·18 문제는 윤석열 대통령이 당내 소속 의원 전원을 끌고 가서 당내 이견이 종식됐는데 아직 당내에서 이견 가진 사람이 있는 건 사실이다”며 “이번에 아예 제주 도민께서 이 문제를 종식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천 후보가 해당 문제를 해결할 적임자라며 “이번에 저희가 동백꽃의 아픔을 해결할 지도부를 만들어줄 수 있도록 많이 도와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후 간담회는 비공개로 전환됐다. 이 전 대표는 혼자 밖으로 나와 기자들을 만나 “앞으로 어떤 지도부가 들어선다고 하더라도 이 노선을 계승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짚었다.
한편 이 전 대표는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탄핵’ 발언을 해 논란이 된 것과 관련해서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이 전 대표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대통령실이 ‘대통령을 끌어들이지 말라’고 했는데도 (대통령을) 선거에 활용하고 있다”며 “대통령실은 다른 후보들에게 가했던 일침처럼 김 후보 측에도 재발 방지에 대한 강한 요구를 전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안소현 기자 ashright@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