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전통시장 상인단체 "아카데미 극장 철거하고 지역상권 살려야"

원주 전통시장 상인단체 "아카데미 극장 철거하고 지역상권 살려야"

기사승인 2023-03-08 15:08:47
강원 원주풍물시장상인회, 중·평동상인회, 범자유시민연합회, 원주시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들이 8일 원주 아카데미극장 앞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존폐의 갈림길에 놓인 강원 원주 아카데미극장의 인근 일부 지역 상인들이 극장 철거를 촉구하고 나섰다.

원주풍물시장상인회, 중·평동상인회, 범자유시민연합회, 원주시소상공인연합회는 8일 원주 아카데미극장 앞에서 성명서 발표를 통해 “근대문화유산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 채 건물안전진단 위험 평가를 받은 아카데미극장을 철거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원주시는 국민의 혈세를 특정단체나 개인의 이익을 위해 사용하는 것을 중단하라”면서 “현재 살인적인 주차난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전통시장을 살려 원주 경제를 활성화 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7일 아카데미극장 보존추진위원회와 극장 보존을 주장하는 원주시민들로 구성된 ‘아카데미의 친구들’은 극장 보존사업 추진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시정 정책 토론을 원주시에 청구했으나, 원주시는 이들의 신청 서류에 대한 보완을 요청했다.

원주시 주민참여 등에 관한 기본조례에 따르면 시정정책토론 청구는 ‘선거권이 있는 주민 200명 이상의 연서로 토론 청구인 대표가 청구한다’고 규정하지만, 이날 제출된 자료로는 선거권 유무를 확인할 수 없어 개인정보를 추가로 요청하겠다는 것이 원주시의 설명이다.

1963년 개관한 아카데미극장은 스크린을 1개만 갖춘 단관극장의 원형을 보존한 건축물이다. 원주에서도 복합영화관이 잇따라 생기면서 2006년 아카데미극장을 포함한 단관극장들이 문을 닫았다. 다른 극장들은 모두 철거됐지만 아카데미극장은 건물 소유주가 창고처럼 사용하면서 헐리지 않았다. 극장 내부에는 객석, 영사실, 매표구, 간판 거치대, 광고판 등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옛 시설들이 남아 있다.

원주시는 아카데미극장 보존을 위한 리모델링 사업비와 향후 유지관리비, 연간 위탁운영비 등에 필요한 막대한 예산 소요를 우려하며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반면, 아카데미극장 보존추진위원회는 아카데미극장이 근대건축 전문가들로부터 가치를 높게 평가받은 점과 확보된 국비 등으로 리모델링과 보존사업 추진이 가능한 점 등을 주장하며 보존을 고수하고 있다. 

원주=박하림 기자 hrp118@kukinews.com
박하림 기자
hrp118@kukinews.com
박하림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