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인왕산에서 소방대원이 낙엽층 안 보이지 않는 잔불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소방당국은 이날 서울 종로구 인왕산에서 발생한 산불이 25시간 만인 오후 1시27분께 완진됐다고 밝혔다.
전국 곳곳에서 산불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가운데 2일 오전 11시53분께 서울 종로구 인왕산 북동쪽 자하미술관 인근 기차바위 쪽 6부 능선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불길이 동풍을 타고 정상 부근으로 번지고 반대편 서대문구 홍제동 개미마을까지 연기가 확산했다. 개미마을을 중심으로 120가구 주민이 한때 홍제주민센터와 인왕중학교·경로당 등으로 대피했다가 대부분 귀가했다.
소방당국과 산림청은 산불로 축구장 21개 면적에 해당하는 임야 14ha(헥타르)가 불탄 것으로 추산했다. 인왕산 인근 주민 최성민씨는 "어제 매케한 냄새가 나서 나와보니 산에서 연기가 엄청 났다"라며 "순간 겁이 너무나서 어떻게 해야될지 몰랐다"고 말했다.
이날 인왕산 산불 현장에는 매케한 탄내가 진동했다. 표면이 대부분 돌로 이뤄진 인왕산 특성상 틈새와 낙엽 속에 있는 잔불이 있을 경우가 많아 소방관들과 산림청 등 관계자들은 험한 산세에 미끄러지고 넘어져도 분주히 잔불 진화 작업을 위해 움직였다.
종로구 관계자에 따르면 산불로 인명, 시설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방화와 실화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화재 원인을 조사할 방침이다.
임형택 기자 taek2@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