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리마켓, 2030에 인기”…커져가는 중고패션거래 시장

“플리마켓, 2030에 인기”…커져가는 중고패션거래 시장

기사승인 2023-04-18 06:00:37
패션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와 패션 커뮤니티 ‘데일리 패션 뉴스’가 공동 개최한 플리마켓.   사진=안세진 기자

“벌써 입장이 마감됐다고요?” 지난 15일 주말 성수에서 열린 번개장터 플리마켓을 방문한 20대 소비자 김모씨는 입구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다. 당초 오후 7시 마감이었던 행사는 수많은 방문객으로 인해 4시를 조금 넘기자 입장권이 조기 마감됐다. 엔데믹 이후 온라인 위주의 중고패션거래 시장이 국내 오프라인 유통까지 확대되면서 젊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사고 있다.

번개장터의 이번 행사는 첫 오프라인 플리마켓이다. 패션 커뮤니티 ‘데일리 패션 뉴스’와 함께 개최됐다. 이날 행사에는 65명의 셀러가 참여했다. 브랜드 디자이너, MD, 매거진 에디터, 모델, 명품 브랜드의 PR 매니저, 스타일리스트 등 패션 업계 관계자 및 인플루언서 등 셀러들이 참가했다.

번개장터 관계자는 “이날 행사에는 약 2000여명의 방문객이 입장했으며, 5000여개 이상의 다양한 세컨핸드 패션 제품을 만나볼 수 있었다”며 “약 3500여건의 중고 거래가 성사되었다. 행사 시작 3시간 전부터 입장 대기 줄이 발생하고 입장표가 조기 매진되는 등 문전성시를 이뤘다”고 말했다.

번개장터 플리마켓 앞 마당에서 방문객들이 행사장에서 준비된 식음료 즐기고 있다.   사진=안세진 기자

20~30대 소비자들은 중고거래를 이용해 패션 제품을 판매하고 구매하는 이유로 ‘개성을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장에 방문한 한 소비자(25)는 “중고라고 해서 질이 떨어지고 가격이 저렴하다고 생각하면 안된다”며 “한정판 제품의 경우 가격이 어마무시하다”고 말했다. 이어 “남들이 다 입는 제품을 구매해서 사기보다 나만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희소성 있는 제품이 더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소비자(23)는 “오후 5시쯤 왔는데 이미 입장표가 매진됐다고 하더라. 하루만 진행하는 것이 아쉽다. 적어도 이틀은 했으면 싶다”며 “또래 친구들 사이에서는 중고 제품을 매매하는 경우가 많다. 오늘처럼 오프라인이 아니더라도 번개장터, 크림, 솔드아웃 앱을 통해서 거래가 많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실제 국내 중고거래 시장은 매년 커지고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2008년 4조원 규모이던 시장 규모는 2021년 24조원으로 6배가량 커졌다. 국내 1·2위 한정판 거래 플랫폼인 네이버 크림, 무신사 솔드아웃에 이어 대기업인 한화그룹까지 리셀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들 플랫폼은 업자와 소비자 간 리셀 거래를 중개한다. 여기에 한화솔루션 자회사 엔엑스이에프는 지난해 리셀 플랫폼인 에어스택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대백화점 신촌점. 사진=현대백화점

백화점 3사도 중고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잠실 롯데월드몰 2층에 네이버 크림의 오프라인 공간을 열었다. 신세계백화점은 자사 벤처캐피탈(CVC)인 시그나이트파트너스를 통해 번개장터에 투자했다. 현대백화점 신촌점은 지난해 MZ세대 전문관 유플렉스에 중고제품 전문관을, 미아점 1층에 중고 명품 전문 매장을 오픈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미국 리셀 플랫폼을 인수했다. 네이버는 최근 북미 1위 온라인 패션 리셀 C2C 플랫폼 포쉬마크를 약 2조1284억원에 인수했다. 최근에는 세탁 업체들까지 중고거래 시장에 뛰어들었다. 모바일 세탁 서비스 '런드리고'를 운영하는 의식주컴퍼니는 연내 중고 의류 분야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 한 관계자는 "2030세대는 다른 세대에 비해 중고 제품에 대한 거부감이 적을뿐더러 앱 등을 활용한 중고거래에도 익숙하다"며 "특히 개성의 시대가 된 만큼 남들과 같은 옷과 신발이 아니라 희소가치가 있는 제품을 구매하는 데에 돈을 아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흔히 빈티지 가게라고 불리는 중고제품 판매업자들도 많아지고 있어 당분간 중고제품 시장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안세진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