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 여파로 크게 늘어난 금융권의 기업 대출 부실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작년 2금융권의 기업 연체율은 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고, 은행 전체 연체율(기업+가계)도 2년 반 만에 최고 기록을 세웠다.
장기간 이어진 경기 불황의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올 하반기에 대출 상환 연장·이자 유예 등의 코로나 금융 지원까지 끝날 경우에는 대출 부실이 한꺼번에 폭탄으로 터지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기업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국내 금융권(은행+비은행 금융기관)의 기업대출 잔액은 총 1874조원(은행 1221조 6천억원+비은행 652조 4천억원)에 이른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로 코로나19 직전 2019년 4분기(1263조 5천억원)와 비교하면, 3년 새 48.3% 늘었다.
2금융권 기업 대출은 같은 기간 357조 2천억원에서 652조 4천억원으로 82.6%나 불었다.
은행권의 기업대출 차주(대출자) 수 역시 작년 4분기 현재 350만명까지 불어났고, 3년 전(230만명)보다 52.2% 급증했다.
특히 2금융권으로 불리는 비(非)은행 금융기관(저축은행·상호금융·보험사·여신전문금융사 등)을 중심으로 기업 대출 연체율까지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비은행 금융기관의 기업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지난해 4분기 기준 2.24%로 집계됐다. 직전 분기(1.81%)보다 0.43%포인트(p) 뛰었고, 2016년 1분기(2.44%) 이후 6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업권별 연체율은 ▲저축은행 2.83% ▲상호금융 3.30% ▲보험사 0.15% ▲여신전문금융사(카드·캐피털 등) 1.01%인로, 상호금융의 경우 2020년 1분기(3.19%) 이후 처음 작년 4분기 연체율이 3%를 넘어섰다.
여신전문금융사의 연체율도 2019년 3분기(1.16%) 이후 최고 수준을 보였다.
양경숙 의원은 "고금리에 이어진 고물가 장기화로 경기 악화가 겹쳐 기업 연체율이 오르고 있다”며 "기업에 대한 금융권의 부실 대출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금융당국과 은행권의 기업 연체율 관리 강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전주=김영재 기자 jump022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