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위서 혼난 금융위원장, SG발 사태에도 CFD ‘엉뚱’ 대답

정무위서 혼난 금융위원장, SG발 사태에도 CFD ‘엉뚱’ 대답

금융위의 무분별한 규제완화 SG발 사태 피해 키웠다 '난타'
CFD계좌 개설 요건 '개인전문투자자', 규제완화로 '남발'
금융위원장, 개인전문투자자 요건 착각해 '맹질타' 받아

기사승인 2023-05-11 17:44:35
김주현 금융위원장.  쿠키뉴스 자료사진

금융위원회가 정무위원들로부터 무분별한 규제완화로 SG증권발 폭락사태를 불러왔다는 지적을 받았다. 전문투자자 자격을 무리하게 낮춰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특히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SG사태에도 전문투자자 자격을 모르고 정무위 회의에 출석해 정무위원들에게 강도 높은 질타를 받았다.

11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은 CFD 투자자격인 개인 전문투자자 제도에 대한 추궁에 나섰다. 윤 의원은 “CFD 차익결제 계좌를 개설하기 위해서는 전문투자자 자격이 필요하다. 그런데 임창정은 주식투자 경험이 거의 없었고 거래 방법도 모르면서 좋은 재테크라는 말에 (전문투자자 자격을 획득) 했다”며 “이는 일반 국민이 바라보는 전문투자자와는 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원인은) 금감원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2019년 금융위에서 투자자 요건을 대폭 완화한 것에 있다”며 “1년간 금융투자상품 잔고 5000만원 이상이면서 순자산 5억 이상 이면 (자격 요건을 충족한다), 금융지식이나 투자지식 전혀 없이 투자금액만 있으면 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 위원장은 이러한 지적에 “제도개선 사항을 살펴보겠다” 면서도 윤 의원의 지적에 반박했다. 그는 “돈만 있다고 되는 것은 아니고 앤드(and) 개념”이라며 자산 요건과 함께 금융지식 등 전문지식을 함께 가지고 있어야 전문투자자 자격을 획득할 수 있다고 발언했다.

김 위원장의 발언은 즉각 반발을 불러왔다. 백혜련 정무위원장은 “(금융위원장이) CFD 투자자격에 대해 정확하게 인지를 못 했다”며 유감을 드러냈다. 백 정무위원장은 “금융위에서 현재 SG발 주가조작만큼 중요한 사건이 어디 있냐”며 “CFD 투자자격에 문제가 있는데 위원장이 이를 인지하지 못했다는 것은 굉장한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위원장은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앤드’ 라고 알고 있었는데 잘 못 알고 있었다면 사과드린다, 확인해 보겠다”고 사태 수습에 나섰다. 

SG사태를 놓고 금융위에 대한 추궁은 계속됐다.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SG사태의 가장 큰 원인은 전문투자자 자격 완화에 있다고 본다”며 “자격을 완화할 때 혁신 기업의 성장을 위한다고 했지만 실제 CFD를 통해 투자한 것이 혁신기업 또는 모험자본이냐”고 추궁했다. 이 의원은 “전문투자자 요건에만 해당하면 (증권사들이) 다 투자자로 받았다, 앤드였다면 그렇게 할 수가 없다”며 “규제를 완화할 수 있지만 규제 완화 리스크를 어떻게 통제할지 고민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 의원의 지적 직후 “전문투자자 요건을 확인해 봤는데 자세히 못 보고 부족하게 답변 드렸다, 죄송하다”고 고개 숙였다. 이어 “요건 완화는 2018년에 모험자본에 대한 투자저변 확대를 위해 당정협의에 따라 결정된 것”이라며 “실제 운영하다보니 CFD 개인투자자 너무 급증해 제도를 조금 개선했는데 미흡했다고 지적하면 할 말은 없다”고 해명했다.

여기에 이날 금융위가 제보 접수 초기 금감원과 정보를 미공유해 초기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 위원장은 이에 대해 “언론을 통해 제보를 받았다”며 “제보를 받으면 상황판단을 해야 하는데 제보를 보니 굉장히 큰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이고 수사 쪽으로 포커스가 맞춰질 필요가 있어 수사당국과 먼저 협의했다”고 답변했다. 

허점을 드러낸 감시시스템과 관련해서는 “오랜 기간동안 조금씩 (조작)하는 것을 잡을 수 있을지 고민은 되는데 시스템 전문가와 이야기해 개선에 노력해 보겠다”며 “CFD와 관련해서는 3400개 계좌를 전수조사 할 계획이다, 유사한 패턴이 있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손병두 거래소 이사장도 이와 관련해 “정부 당국으로부터 CFD계좌 정보를 제공 받아 전수조사에 나서겠다”며 “중장기적으로 감시시스템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CFD 투자) 요건 강화 문제를 들여다 보겠다”면서도 “CFD 제도 자체를 없애는 문제는 여러 가지 이슈가 있어 위축이 되는 한이 있더라도 국민 판단에 따라 엄격하게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CFD폐지 반대 입장을 드러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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