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례보금자리론이 가계대출 증가를 견인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 가운데 금리가 동결됐다. 시중은행 금리 보다 특례보금자리론의 최저금리가 더 높은 상황에서 이번 금리 동결 결정으로 향후 수요가 다소 감소할 전망이다.
26일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장기·고정금리·분할상환 주택담보대출인 특례보금자리론의 6월 금리를 동결한다고 밝혔다.
이번 금리 동결로 우대형은 연 4.05%(10년)∼4.35%(50년), 일반형은 연 4.15%(10년)∼ 4.45%(50년)의 금리가 적용된다. 저소득청년, 신혼가구, 사회적 배려층은 우대금리가 적용되어 최저 연 3.25%(10년)∼3.55%(50년)의 금리로 이용할 수 있다.
앞서 특례보금자리론 수요자들 사이에서는 금리가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 하단 보다 높아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실제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의 주담대 고정금리는 24일 기준 연 3.71~5.10%로 수준이다. 최저금리를 적용받을 경우 시중은행 주담대의 이자 부담이 더 낮다는 의미다.
금융권에서는 특례보금자리론이 가계대출을 견인하고 있어 정부가 속도조절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올해 4월 금융권 가계대출은 전월보다 2000억원 증가해 2022년 8월 이후 8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전날 가계대출 증가세 전환과 관련해 “부동산 가격 안정과 특례보금자리론 등 영향”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금융상품을 두고 “금리가 오른 상태에서 취약계층을 도와주는 측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연착륙 면에서 긍정적”이라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가계대출이 오를 가능성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우려했다.
특례보금자리론은 출시 3달 만에 공급 목표(39조6000억원)의 78%인 30조9000억원을 달성했다. 신규주택 구입 목적으로 받은 대출 규모가 15조1575억원(6만3000건)으로 전체의 49.0%를 차지했다. 기존대출 상환은 13조1623억원(6만3318건)으로 42.5%, 임차보증금 반환은 2조6210억원(1만761건)으로 8.5%였다.
특례보금자리론의 공급 속도를 볼 때 오는 6∼7월 내 공급 목표액을 모두 채울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당국은 특례보금자리론 목표액이 달성된 이후에도 재원을 늘려 올해 연말까지 공급을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