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32) 테라폼랩스 대표가 몬테네그로 현지 법원에서 징역 4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19일 현지 일간지 비제스티와 로이터·코인데스크 등 외신에 따르면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에 있는 포드고리차 지방법원은 이날 권 대표와 그의 측근 한모씨의 위조 여권 혐의를 인정하고 각각 징역 4개월을 선고했다.
권 대표는 한씨와 함께 지난 3월23일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에서 코스타리카 위조 여권을 갖고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행 전세기에 탑승하려다 체포돼 공문서위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체포 당시 수화물에선 벨기에 위조 여권과 신분증도 발견됐다.
이들은 지난달 11일 진행된 첫 재판에서 무죄를 주장하며 보석을 청구했다. 법원이 보석을 허가하자 검찰은 이에 불복, 고등법원에 항고해 보석 취소 결정을 받아냈다. 당시 검찰은 권 대표 등의 재력에 비해 1인당 40만유로(약 5억8000만원) 보석금이 턱없이 적은데다, 권 대표 등이 인터폴 적색수배 대상으로 도주 우려가 크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후 지방법원이 피고인들의 방어권을 보장해야 한다며 다시 보석을 허가했다. 검찰은 재항고했지만 이날 고등법원이 이를 기각하면서 결국 보석이 확정됐다.
다만 이와 함께 범죄인 인도 절차를 고려한 6개월 구금 명령도 같이 내려졌다. 한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 절차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법원이 두 사람의 신병 확보를 위해 구금을 명령한 것으로 보인다.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은 코인데스크에 “한국 측 요청이 검토되는 동안 권씨 등이 6개월간 인도 구금에 있을 것”이라고 했다.
권 대표는 몬테네그로 집권당 ‘유럽나우’ 정치인들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건넸다는 의혹도 받고 있어 현지에서 추가 기소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현재 현지 특별검찰청의 수사가 진행 중이며, 권 대표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