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시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고발만 들어오면 막무가내로 압수수색하나. 수서권을 그런 식으로 행사하면 경찰이 아니라 깡패”라고 비판했으며, 경찰은 “경찰이 미워도 법원 결정은 존중해야 한다”며 맞받아쳤다.
앞서 지난 17일 열린 제15회 대구퀴어문화축제에서 도로점용 여부를 놓고 경찰과 대구시 공무원이 충돌한 지 일주일 만이다.
대구경찰청은 이날 오전 수사관 10여 명을 대구시청 동인청사에 보내 3시간 30분 가량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컴퓨터와 문서 등의 수사 자료를 확보했다.
이번 압수수색은 대구참여연대가 지난 2월과 4월 ‘홍준표 시장과 공무원이 선거법을 위반했다’고 고발한 것에 따른 것이다.
경찰은 지난 9일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했고, 법원이 16일 발부한 것으로 전해했다.
경찰 관계자는 “홍 시장에 대한 시민단체의 공직선거법 위반 고발과 관련된 압수수색”이라며 “최근 논란이 된 퀴어문화축제와는 무관하다. 수색 대상은 홍보를 담당하는 미디어 관련 부서”라고 전했다.
경찰이 대구시청을 전격 압수수색하자 홍 시장은 “대구경찰청장이 이제 막가는구나. 경찰이 아니라 깡패”라며 강한 불쾌감을 보였다.
홍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좌파단체의 응원 아래 적법한 대구시 공무원의 직무집행을 강압적으로 억압하더니 공무원들을 상대로 보복수사까지 하고 있나. 고발만 들어오면 막무가내로 압수수색을 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또 “수사권을 그런 식으로 행사하면 경찰이 아니라 그건 깡패다. 어떻게 되는지 끝까지 가보자”고 썼다.
이어 “오늘부로 대구경찰청 직원들의 대구시청 출입을 일체 금지한다”고도 했다.
경찰도 “경찰이 미워도 법원 결정은 존중하라”며 홍 시장의 대응에 유감의 뜻을 밝혔다.
대구경찰청 직장협의회연합은 이날 성명을 내고 “경찰이 미워도 법원 결정은 존중하시죠”라고 맞불을 놓았다.
이들은 “(홍준표 대구시장이) 법원이 발부한 영장을 집행하는 경찰을 ‘깡패’라며 보복을 하고 있다고 독설을 퍼붓고 있다”고 반발했다.
또 “적법·정당한 경찰의 퀴어축제 집회 관리를 두고, 연일 궁색하고 독특한 법 해석으로 법원의 결정을 무시하더니, 지금은 자신이 고발된 사건에 대한 영장 집행을 보복 수사라고 깎아내린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럼 압수수색영장 발부에 관여한 검찰과 법원도 보복 수사의 공범이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은 지난 2월 대구의 한 시민단체가 고발한 것이다. 행정대집행 등 퀴어 이슈가 있기 전 경찰이 영장을 신청했고, 법원이 필요성을 인정해 발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지난 퀴어축제 때 집회 시설물들이 설치되지 않는 등 대집행 요건에 부합하지 않음에도 부당하게 공무원을 동원해 집회 차량을 막더니, 법원이 발부한 영장의 집행마저 막아서려 한다. 경찰행정에 군림하려는 시도에 이어 법원의 사법 활동마저 개입하려 하느냐”고 비판했다.
대구=최태욱 기자 tasigi72@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