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의 경우 지난해 11월 일봉산 호반써밋 센트럴파크(총 1737세대) 분양이후 분양시장이 얼어붙었다. 그도 그럴 것이 분양한 지 6개월이 지났는데도 지난달 15일 현재 1083세대가 미분양 상태로 미분양률이 60%를 상회하고 있다.
천안시 총 미분양 아파트(2724세대)의 40%를 한 아파트가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고 그동안 시행사가 미분양분 해결에 적극 나서지 않은 것도 아니다. 지금도 분양 특전을 내건 홍보 트럭이 천안 시내를 돌아다니고 있다. 통상 분양가의 10%인 계약금을 1000만 원 정액제로 바꿨다. 또 중도금 대출도 특별 혜택을 준다고 선전한다. 지역 부동산업계에선 “대규모 산림공원이 들어서는 등 장점이 많지만 입주시기가 분양시점에서 4년 반이 지난 2027년 4월인 점이 분양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 같다”는 반응이다.
34평형의 경우 분양가가 4억 원대였으니 계약금 약 4000만 원을 1000만 원으로 내린 것이다. 미분양, 또는 계약금 인하로 인해 시행사 자금 압박이 얼마나 클지 추측이 간다.
그런데 천안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분양한 청당동의 롯데캐슬 더청당은 총 1199세대의 94%인 1127세대가 계약을 마쳤다. 앞의 일봉산 호반써밋보다 2개월 전 비슷한 분양가로 분양했는데 희비가 엇갈린 것이다.아산의 미분양 상황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12월 미분양 2403세대로 천안시(4145세대)와 같은 시기 정점을 찍었다. 이후 5개월 지났는데 미분양 1860세대로 크게 감소하지 않았다. 아산도 용화동 GS자이 그랜드파크(총 1588세대), 한 아파트가 미분양분의 많은 양을 차지하고 있다. 천안 일봉산 호반써밋과 비슷한 시기에 분양했고 분양가도 비슷했다.
천안·아산의 미분양 아파트가 충남을 전국 광역단체 미분양 수위권에 올려 놓았다. 두 도시는 충남 전체 미분양 세대(지난 5월 7131세대) 73%를 차지하는 오명을 지난해 9월부터 이어가고 있다.
지역의 한 부동산중개업자는 “경제상황으로 볼 때 미분양분이 소진되는 데는 많은 시일이 걸릴 것 같다”면서 “게다가 이달 이후 천안·아산에 쏟아질 입주 물량이 엄청나서 미분양분 처리에도 영향을 미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천안에 사업 승인 등 분양 대기 중인 아파트는 19개사 1만여 세대이다. 이들은 기존 미분양이 줄지 않는 한, 당분간 분양 돌입은 쉽지 않을 거라는 게 부동산업계 전망이다.
천안·아산=조한필 기자 chohp1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