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품격 문화도시를 꿈꾸는 천안시가 펼치는 ‘K-컬처 박람회’(8월 11~15일)가 한 달도 남지 않았다. 이 끔찍한 장마가 끝나면 무더위와 함께 개막 카운트다운이 시작된다. 성공적 개최를 위해선 내용도 중요하지만 막판 더위가 변수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에 대한 대비책은 적극적으로 마련되지 않았다. 대부분 행사가 오후 3시 이후부터 진행되기 때문일 수 있다.
천안 K-컬처박람회팀은 “오후 3시 본격 행사 시작이라도 곳곳에 그늘막을 마련하고, 물안개를 내품는 포그(Fog) 터널도 설치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박람회가 열리는 독립기념관은 주차장부터 걸어서 이동하는 거리가 길은 데다, 보행 구간에 뙤약볕을 가려주는 나무 그늘이 드문 곳이다.
축제전문가인 서정선 더페스티벌 대표는 “여름축제는 더위에 대한 대비책이 꼭 필요하다”면서 “냉풍기는 물론이고 이글루 얼음쉼터 등도 생각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어린이를 위한 분수대 물놀이장이나 물대포 퍼포먼스 등도 떠올릴 수 있으나, 혹시 K-컬처 주행사가 뒷전으로 밀릴까 염려되기도 한다.
그렇지만 시민 이모(불당동)씨는 “좋은 내용도 쾌적한 관람 환경에서 빛을 낼 수 있다”면서 “얼음생수, 소형얼음팩 등을 마련하는 등 무더위에도 행사장을 찾는 외지 방문객을 위해 적극적 배려를 해야 한다”는 반응이다. 박람회 기간 5일 중 휴일이 3일이나 포함돼 있어, 관람객은 오전부터 독립기념관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
지금 열리고 있는 천안문화재단 ‘썸머콘서트 in 천안’ 도 더위 대책이 없기는 매한가지. 박람회에 앞서 지난 15일부터 주말마다 오후 4시 독립기념관서 열고 있다. 햇볕을 막기 위한 차광막 설치가 고작이다.
같은 기간에 열리는 ‘대전 0시축제’는 오후 2시 행사 개시 시간에 맞춰 시원한 무설탕 음료를 제공하는 0(제로) 이벤트존을 자정까지 운영한다. 밤에는 넓은 도로 위에서 초대형 바닷길을 미디어아트로 선보일 예정이다. 행사 콘텐츠를 짤 때 무더위를 감안한 ‘K-냉방’을 아예 넣었다. 모두 더위를 염두에 둔 배려들이다.
천안=조한필 기자 chohp1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