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짧은 분들이 왜 1인1표” 野 김은경… 與 “노인 비하”

“미래 짧은 분들이 왜 1인1표” 野 김은경… 與 “노인 비하”

기사승인 2023-08-01 08:23:18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2030 청년좌담회에 참석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은경혁신위원회 사진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노인 비하 논란에 휘말렸다. 청년간담회를 찾은 김 위원장의 “미래가 짧은 분”이라는 노년층 유권자 비유에 대해 국민의힘은 노인 비하라고 비판했다. 혁신위는 “청년들의 정치 참여를 독려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서울 성동구의 한 카페에서 2030세대 청년들과 좌담회를 열고 아들과의 과거 대화를 소개했다. 그는 “둘째 애가 22살이 된 지 얼마 안됐는데, 중학교 1학년인지 2학년일 때 이런 질문을 했다. 왜 나이 든 사람이 우리 미래를 결정하느냐(는 질문)”고 말했다.

이어 “자기가 생각할 때는 평균 연령을 얼마라고 봤을 때 자기 나이로부터 여명까지, 엄마 나이로부터 여명까지로 해 비례적으로 투표해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되게 합리적이지 않나”라고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1인 1표라 현실적으로 어려움은 있지만 맞는 말”이라며 “왜 미래 짧은 분들이 1대 1로 표결해야 하나”고 말했다. 그는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1인 1표’로 선거권이 있어 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했다”며 “투표장에 젊은 분들이 나와야 그 의사가 표시된다고 결론지었다”고 했다.

이같은 김 위원장 발언은 남은 수명에 비례해 투표권을 행사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취지로 해석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노년층 내지 노년층의 투표권 자체를 비하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민의힘은 즉각 비난했다.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SNS에 글을 올려 “민주당의 ‘어르신 폄하 DNA가 또다시 고개를 든다. 유불리만 따지는 정치계산법이 빚은 막말 참사”라며 “경륜과 경험을 바탕으로 나라 걱정하는 어르신들이 민주당에는 반가운 존재가 아닐지 몰라도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고 지적했다.

신주호 상근부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민주당의 어르신 폄하 발언이 또다시 나왔다”며 “제대로 된 진단 없이 제일 쉽고 잘하던 방식인 ‘갈라치기’ 전략을 활용하려는 시도이자,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를 부정하는 반국민, 반헌법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청년들의 쓴소리는 진정한 혁신과 좋은 정책을 통해 국민의 지지를 얻으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혁신위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김 위원장은 아들이 중학생 시절 낸 아이디어를 소개하며 청년들의 정치 참여를 독려했을 뿐, 1인 1표라는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을 부인한 바 없다”고 반박했다.

혁신위는 “우리 정치는 세대 간, 지역 간, 계급 간 불균형을 조정하고 과소 대표되고 있는 주체들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할 숙제를 안고 있다”며 “이런 논의를 위해 예시로 꺼낸 중학생의 아이디어를 왜곡해 발언의 취지를 어르신 폄하로 몰아가는 것은 사안을 정쟁적으로 바라보는 구태적인 프레임이자 전형적인 갈라치기 수법”이라고 주장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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