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2차 개각 장관 후보자 3명을 묶는 키워드로 ‘막말·싸움꾼’이 떠오르고 있다. 세 후보 모두 야권 인사에 대한 막말을 서슴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념개각’을 지적하면서 철저한 검증을 예고했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5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오기로 일관하고 버티던 윤석열 정부가 개각을 단행했지만 돌아온 것은 더 큰 절망과 갈등”이라며 “윤 대통령의 이념개각이 사적 인연과 충성도에 따라 활용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말했다.
세 후보자가 ‘막말·싸움꾼’이라는 공통 키워드를 가진 만큼 인사청문회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우선 신 후보자는 군의 중립성과 홍범도 장군 흉상, 막말 문제가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유 후보자는 과거 국정감사장 욕설과 블랙리스트, 문화 트랜드 문제 등으로 고강도 인사청문회가 예고됐다. 또 김 후보자는 여야의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는 상황에서 여가부 폐지를 공언해 장관직 의미와 막말 문제 등을 핀셋 검증 당할 예정이다.
지난 13일 신원식 국방부·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김행 여성가족부(여가부) 장관 후보자들이 각각 내정되고 나서 각 후보자의 과거 막말이 재조명됐다.
신 후보자는 지난 2019년 부산에서 열린 태극기 집회에서 “문재인이 멸망을 기다리고 6일 전 유엔군이 인천상륙작전에 성공해 모가지를 따는 건 시간문제”라며 “2016년 촛불은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와 대한민국 계속성을 파괴한 반역”이라고 말했다.
또 유튜브에 출연해 5·16 군사정변과 12·12 군사반란을 적극 옹호했다.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악마에 비유하고 문재인 전 대통령을 간첩이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다른 후보자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유 후보자는 2009년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6개 학과 폐지에 반대하는 학부모가 “(폐지에 대해) 부모 입장에서 생각해달라”고 말하자 “학부모를 왜 이렇게 세뇌를 시켰냐”는 막말을 했다.
2008년 국정감사장에서는 “사진 찍지 마 XX 찍지 마 성질이 뻗쳐서 정말 XX 찍지 마”라는 무차별한 욕설을 퍼부었다. 이후 문체부 기자실에서 사과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뒷짐을 지고 말하는 등 사과의 태도를 지적받았다.
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준비를 위한 첫 출근부터 논란을 만들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이 여가부를 해체하겠다는 게 대선 공약”이라며 “드라마틱하게 엑시트(EXIT) 하겠다”고 말했다. 홍범도 장군 흉상 논란에 대해서는 “공산주의자라는 것은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충남도당 특강에서는 총선 승리를 독려하면서 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빵’(감옥)에 보내자고 했다. 공식방송인 민방공동기획 토론 프로그램 ‘국민맞수’에 출연해 문 전 대통령을 향해 ‘쪼다’라고 발언해 비판받았다.
전문가는 이번 장관 후보자 인선이 국민에게 상식 밖의 충격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 명의 장관 후보자 공통점으로 야당과 싸우는 인물이라는 점을 꼽았다. 인사청문회 통과는 세 명 다 어렵다는 전망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15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국민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상식 밖 충격”이라며 “저런 발언을 한 사람을 국방부 장관에 내정해 신뢰를 얻으려는 것은 국민을 모욕하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역대 국방부 장관 중 정치성이 저렇게 강한 사람은 없었다”며 “윤 대통령이 말한 ‘공산전체주의 세력’과 싸우는 데 전면에 나설 ‘싸움꾼’을 내각에 배치했다. 국정 주요 인선들이 다 비슷한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인사청문회는 하나마나 일 것”이라며 “야당이 인사청문회에서 장관 후보자를 강하게 반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