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들이 가정의 달인 5월을 맞아 나들이객을 사로잡기 위한 팝업스토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글로벌 인기 캐릭터를 테마로 한 팝업 행사 등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즐길거리를 제공하는 한편 황금연휴를 겨냥한 특수를 가져가겠다는 전략이다.
7일 방문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센트럴시티 1층 오픈 스테이지에서는 ‘토이 스토리-타이니탄’ 팝업스토어가 열리고 있었다. 타이니탄은 방탄소년단(BTS) 일곱 멤버를 그린 애니메이션 캐릭터다. 게임을 비롯해 완구, 잡화, F&B 등 브랜드와 협업한 다양한 상품으로 출시되고 있다.
타이니탄은 지난달 애니메이션 명가 디즈니×픽사의 <토이 스토리>와 만나 더 매력적인 캐릭터로 재탄생했다.
팝업스토어에는 ‘토이 스토리-타이니탄’ 캐릭터를 활용한 다양한 상품이 진열됐다. 지난달 3일 하이브가 출시한 피규어와 담요, 펜, 자석 세트 등 공식 상품 6종을 비롯해 신세계 입점 브랜드 23곳(신규 브랜드 포함)이 제작한 의류·잡화, 주얼리, 라이프스타일 상품을 만날 수 있다.
팝업스토어에서 만난 김 모씨(남·20대)는 “방탄 팬은 아니지만 눈길을 사로잡는 캐릭터가 신선하다. 호기심에 지나가다가 들렀는데 볼거리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팝업 매장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은 “콜라보 제품으로 금액대가 높은 신발이나 의류보단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볼펜이랑 타올, 키링 등이 많이 팔린다”면서 “2030 젊은 층이 주 고객층이긴 한데 외국인 구매 비율도 높다. 특히 일본인과 서양인들이 한번 구매할 때 왕창 사가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매장 자체가 금·토·일에 사람들이 몰리는 경향이 잦아 주말과 평일의 매출 차이가 크다. 팬심으로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들이 더 많다”고 덧붙였다.
실제 신세계백화점의 지난 4∼6일 연휴 기간 매출은 지난해 연휴인 5월 5∼7일 대비 10.7% 늘었다. 특히 BTS 타이니탄-토이스토리, 춘식이, 헬로키티 등 캐릭터 팝업 매장이 인기를 끌며 콘텐츠IP(지식재산) 카테고리 매출이 148.7% 늘었다. 같은 기간 현대백화점 매출은 7.6% 증가했고, 방문객도 평상시 주말보다 1.4배 많았다. 롯데백화점 매출도 5% 증가했다.
이번 팝업스토어는 강남점을 시작으로 본점(17~30일), 내달 신세계 센텀시티(6월 7~20일)까지 순차적으로 이어진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캐릭터를 활용한 팝업을 다양하게 준비하고 있다”며 “쇼핑 이외 즐길거리도 마련해 매출에도 좋은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 강남점에서는 8일까지 카카오프렌즈 인기 캐릭터인 ‘춘식이’ 팝업스토어가 열린다. 마법사부터 요리사, 외계인 등 다양한 모습으로 변신한 춘식이를 만나볼 수 있다. 12일까지 열리는 ‘레고 브릭 아트쇼’는 작가들의 사진과 레고 작품을 동시에 감상하는 갤러리 콘셉트의 팝업스토어로, 스타워즈와 미니언즈 시리즈 등 레고 신상품 14종이 공개된다. 대전신세계 아트앤사이언스(Art&Science)는 ‘헬로키티 50주년 기념’ 팝업스토어가 열린다.
이처럼 백화점 업계가 오프라인 캐릭터 공간에 주력하는 이유는 소비자 친밀도를 높여 접점을 늘리고 매출 확대로 이어지게 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캐릭터 인기가 높아지자 협업 등을 통해 상품의 다양성을 늘리고 소비자들의 흥미를 유발하겠다는 전략이다.
롯데는 오는 19일까지 롯데월드타워와 몰에서 ‘포켓몬 타운 2024 위드 롯데’를 진행한다. 롯데월드타워 앞 아레나광장은 ‘포켓몬 스마일 광장’으로 조성됐고, 롯데월드몰 1층 아트리움에선 다양한 포켓몬 상품들을 만날 수 있는 팝업 스토어가 열린다. 석촌호수에는 약 16m 높이의 포켓몬 ‘라프라스’와 세계적으로 사랑 받는 ‘피카츄’의 대형 아트벌룬이 전시된다.
현대백화점은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행복의 집’을 테마로, 인기캐릭터 팝업 등 테마파크 형태의 쇼핑공간을 조성했다. 가족 단위 고객을 위해 체험형 콘텐츠를 늘리고, 각종 즐길거리를 마련했다.
미아점은 오는 15일까지 인기 애니메이션 ‘바다탐험대 옥토넛’ 체험전을 열고, 옥토넛 캐릭터 굿즈 판매와 포토존을 운영하고 있다. 킨텍스점에서도 오는 19일까지 9층 문화홀에서 ‘핑크퐁’과 ‘베베핀’ 체험형 콘텐츠로 구성한 팝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단순한 소비공간을 넘어 고객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곳이 될 수 있도록 지속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갤러리아백화점은 서울 명품관에서 국내 신진디자이너 팝업스토어는 웨스트관에, 명품 브랜드 팝업스토어는 이스트관에 이원화해 운영하고 있다.
특히 명품관 이스트에서 월 1.5개 정도 팝업스토어를 진행 중으로, 주로 명품 브랜드 신규라인을 중심으로 팝업을 열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디올 2023년 SS와 FW 컬렉션, 하이주얼리 △쇼메 △티파니 △향수 아쿠아 디 파르마 △핸드백 콜롬보 50주년 등을 팝업으로 진행한 바 있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매니악하고 유니크한 브랜드 팝업 유치 시 브랜드 충성고객들이 몰리며 화제성을 높일 수 있다”라며 “팬덤 덕분에 K패션 브랜드 팝업을 열면 여느 명품 브랜드 못지 않은 매출이 나오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가정의 달을 맞아 각 점포별로 팝업스토어, 경품 추첨 이벤트 등 다양한 고객 집객 행사를 준비했다”며 “다양한 국내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들을 발굴해 팝업스토어로 선보이겠다”고 덧붙였다.
글·사진=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