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1분기 영업익 반토막…김범석 “와우 멤버십 지속 투자”

쿠팡, 1분기 영업익 반토막…김범석 “와우 멤버십 지속 투자”

쿠팡, 1분기 영업익 61% 감소…7분기 만 ‘적자 전환’
매출액 첫 9조원대 진입…분기 최대
쿠팡이츠·파페치 등 성장사업 가속화

기사승인 2024-05-08 10:31:21
쿠키뉴스 자료사진

쿠팡이 올해 1분기 매출 9조원대를 돌파하며 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그러나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의 공세에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하며 당기순이익은 7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쿠팡Inc가 8일(한국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1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의 1분기 매출은 전년(7조3990억원·58억53만달러)과 비교해 28% 늘어난 9조4505억원(71억1400만달러)을 기록했다.

쿠팡의 1분기 영업이익은 531억원(4000만달러)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1362억원(1억677만달러) 대비 6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기순이익은 적자로 전환하며 318억원의 당기순손실(2400만달러)을 기록했다. 분기 기준 당기순손실을 낸 것은 2022년 2분기(-952억원)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1분기 쿠팡은 1160억원(9085만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로켓배송·로켓프레시·로켓그로스·마켓플레이스 등 쿠팡의 주력 사업(프로덕트 커머스) 매출은 8조6269억원(64억9400만달러)으로 전년 동기 7조2176억원 보다 20% 늘었다. 프로덕트 커머스 활성 고객 수는 2150만명으로 전년 1860만명 대비 16% 늘었다. 활성고객당 매출(원화 기준)은 41만8460원(315달러)으로 전년 대비 3% 증가했다.

쿠팡의 매출 총이익은 2조5625억원(19억2900만달러)으로 전년(14억1992만달러) 대비 36% 증가했다.

올해 처음 실적에 반영된 명품 플랫폼 파페치와 쿠팡이츠·대만사업 등 성장사업 매출은 약 8236억원(6억2000만달러)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4.5배 늘었다.
 
다만 손실 규모는 커졌다. 성장사업의 조정 기준 세금과 이자, 감가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적자는 약 2470억원(1억8600만달러)로 4배 가량 확대됐다. 여기엔 파페치의 조정 에비타 손실분인 411억원(3100만달러)이 포함됐다.

거랍 아난드 쿠팡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번 실적은 고객 경험과 운영 탁월성을 위한 쿠팡의 노력이 반영됐다”며 “5600억달러 규모의 커머스 시장에서 쿠팡의 점유율은 아직 한자릿수에 불과하며, 앞으로 계속해서 '고객 와우'에 집중하겠다”고 전했다.  

김범석 쿠팡 의장. 쿠팡 
김범석 쿠팡 의장도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중국발 위기를 언급하며 지속적인 투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투자 배경과 관련해 “새로운 중국 커머스 업체의 한국 시장 진출은 업계 진입 장벽이 낮다는 점과 소비자들이 클릭 한 번으로 다른 어떤 산업보다도 빠르게 다른 쇼핑 옵션으로 갈아탈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객들은 구매할 때마다 새로운 선택을 하고 더 좋다고 생각하는 곳에서 소비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며 “최고의 상품과 가격, 서비스로 매번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 쿠팡은 그 가치 제안을 매일 개선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이를 위해 국내 제조업체와 중소기업이 로켓 인프라를 통해 더 향상된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돕고, 국내 제조업에 대한 지원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 일환으로 한국산 제품 구매·판매액을 지난해 130억달러(약 17조원)에서 올해 160억달러(약 22조원)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여기에 무료배송·반품, 할인쿠폰 제공 등 와우 멤버십 혜택 규모도 지난해 30억달러(약 4조원)에서 올해 40억달러(약 5조5000억원) 이상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김 의장은 “5600억달러(약 762조원) 규모의 거대하고 고도로 세분화한 한국의 커머스 시장에서 쿠팡 점유율은 여전히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며 “고객 경험 수준을 계속 높이기 위해 인프라와 와우 멤버십 혜택에 지속 투자하고 있다. 상품과 가격, 서비스 전반에 걸쳐 고객에게 새로운 '와우'의 순간을 선사하고자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선 쿠팡이 초저가 전략을 내세워 한국 시장에 침투한 알·테·쉬(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 등)에 대응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의 월간 사용자 수는 1700만명으로, 쿠팡의 절반 규모에 달한다. 올해 1분기 중국 직구 거래액은 93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9% 증가했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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