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부터 홍콩까지”…LG화학 인도공장 사고 책임 촉구 물결

“미국부터 홍콩까지”…LG화학 인도공장 사고 책임 촉구 물결

- 필리핀·베트남 등 사고 규탄 캠페인 동시 진행
- 인도 총선 출마자에 대책 마련 촉구 예정
- 사망자 총 23명, 생존자도 만성질환 앓아

기사승인 2024-05-08 16:30:33
필리핀, 베트남 등 아시아 10여 개 국가에서 LG화학 인도공장 사고 책임을 촉구하는 국제캠페인이 지난 7일 동시 진행됐다. 환경보건시민센터 

LG화학 인도공장 가스누출 인명사고에 대한 책임을 촉구하는 움직임이 세계 곳곳에서 이어졌다.

8일 아시아직업환경피해자권리네트워크(ANROEV)에 따르면, ANROEV 소속 시민단체들은 LG화학 인도공장 사고 4주기인 지난 7일 각국의 LG제품 광고판 및 제품 앞에서 LG화학 규탄 및 책임촉구 피켓팅 및 셀카 캠페인을 벌였다.

캠페인은 필리핀, 베트남, 태국, 홍콩, 인도네시아, 네팔, 방글라데시, 인도, 파키스탄, 스리랑카, 몰디브 등 아시아 10개 국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다.

같은 날 저녁, 사고가 발생한 인도 안드라프라데시주 비샤카파트남 현지에선 피해자와 인근 주민, 시민단체가 LG화학 인도공장 앞에 모여 ‘희생자 추모 및 LG화학 책임촉구 촛불시위’를 진행했다. 

피해주민들은 오는 13일 인도 총선 출마자들에게 피해 대책 마련 및 해결을 촉구할 예정이다.

이밖에 미국의 국제시민단체 Solidarity Center도 LG화학 인도참사 책임촉구 성명서를 발표했다.

앞서 2020년 5월7일, 인도 안드라프라데시주 비샤카파트남 소재 LG폴리머스(LG화학 인도법인) 공장에서 유독성 스타이렌 가스 818톤이 누출돼 사고 당일 공장 인근 주민 12명이 숨지고 500여 명이 병원에 입원했다. 당시 주민 약 2만명이 대피했다.

지난 7일 사고 지역 비샤카파트남 LG공장 인근에 사는 어린이가 LG화학의 책임을 촉구하는 포스터를 들고 있다. 환경보건시민센터 

이후 환경보건시민센터가 지난해 5월 ANROEV와 현지를 방문해 주민 253명의 건강피해조사를 실시한 결과, 사망자는 11명이 늘어나 총 23명으로 집계됐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살아남은 주민도 호흡기와 피부질환,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등 심각한 만성질환에 고통받고 있다”면서 “하지만 LG화학은 소송 진행을 이유로 피해 주민 누구에게도 배상이나 보상을 하지 않았고, 사고 담당 책임 임원들은 4년간 한 번도 현장을 찾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한국에서도 지난 7일 LG 광화문빌딩 앞에서 책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과, 전국 각지의 LG 제품 또는 광고판 앞에서 사진을 찍는 ‘셀카 캠페인’이 진행됐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이달 30일, LG화학 인도공장 사고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또 한 번 진행할 계획이다.

환경보건시민센터 관계자는 “현지에선 지금도 사고피해 특집방송, 피해대책 해결촉구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고, 지구촌 곳곳에서 책임을 촉구하는 성명서 발표 및 국제캠페인이 열리고 있다”면서 “LG화학의 피해 주민에 대한 배상과 보상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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