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장수군이 역사문화권 발굴조사 지원사업으로 추진한 장수 개안사지 2차 발굴조사에서 상당한 규모의 사찰 건물터 전모가 드러났다.
3일 장수군에 따르면 전북특별자치도와 공동으로 추진한 역사문화권 발굴조사 지원사업을 통해 장계면 삼봉리 탑동마을에 위치한 개안사지에 대한 지난 1차 발굴조사에서 막새기와와 귀면와 등 중요유물이 출토됐고, 여러 유물을 통해 후백제와 연관성도 확인되고 있다.
또한 조선문화유산연구원(원장 이택구)에서 발굴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이번 2차 조사를 통해 후백제에서 조선시대에 이르는 건물지 8동, 담장 2기, 석축 6기, 축대, 보도시설, 배수로, 우물, 아귀구(餓鬼口) 등이 추가로 발굴됐다. 아귀구는 불교용어로 사찰에 아귀(귀신)를 다스리기 위해 음식(정제된 물)을 주는 구멍을 말한다.
특히 이번 발굴조사에서 사찰건물의 시설과 공간이 일부 확인됐고, 보도시설은 남북방향으로 경사면을 따라 길게 조성된 것을 볼 수 있다. 보도시설을 중심으로 동쪽에 다수의 건물이 나타났고,온돌 시설과 우물 1기, 스님들이 머무는 공간으로 추정되는 승방지의 공간구성과 실체도 드러났다.
이번 조사에서는 현재 확인된 건물보다 선행된 건물의 흔적도 확인돼 출토된 유물을 통해 후백제와 통일신라시대와 연관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한 치미, 적새, 막새기와를 비롯한 방대한 양의 유물이 출토됐고, 사찰의 중심사역이 드러나지 않았지만 건물의 장식 기와로 사용된 것으로 볼 때 장수 개안사지 사찰이 왕실사찰과 버금가는 위계를 가졌을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군은 관련 전문가인 중앙승가대학교 최태선 교수와 전북특별자치도 문화유산위원회 정상기 위원의 자문을 거쳐 장수 개안사지를 일반에도 공개할 예정이다.
최훈식 장수군수는 “개안사지 발굴조사를 통해 확인된 장수지역 불교역사 문화유산의 역사적인 규명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장수=박용주 기자 yzzpar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