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이상 지방간 질환(MASLD)은 세계 인구의 30%가 앓는 만성질환이다.
대사이상 지방간 질환은 지방간염, 섬유화, 간경화, 간암으로 진행될 수 있는 만성질환으로, 특히 심혈관질환과 합병증에 의한 사망 위험성이 있어 발병 초기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
그러나 관련 질환에 대한 제품화된 치료제는 현재까지 없는 상태로, FDA가 승인한 지방간 치료제 ‘레스메티롬’은 환자의 70% 이상이 충분한 효과를 보지 못해 새로운 치료제 개발이 시급하다.
문제는 아직 사람 질환을 모사할 수 있는 적절한 동물모델이 없어 병인 기전 규명과 치료제 개발이 어렵다는 데 있다. 현재까지 MASLD에 대한 적절한 치료제 개발이 어려운 이유는 인간 질환을 모사할 수 있는 전임상 동물모델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기존 동물모델은 질환의 진행속도가 너무 빠르거나, 당뇨와 비만 같은 대사질환을 적절히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인간과 유사한 대사이상 지방간 질환 동물모델 개발
KAIST 의과학대학원 김하일 교수팀과 화순전남대 의대, 연세대 의대, 한미약품 R&D센터, ㈜제이디바이오사이언스 등이 공동연구로 새로운 대사이상 지방간 질환 동물모델을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이 모델은 1년 이내에 지방간, 지방간염, 간섬유화, 간암을 점진적으로 나타냄으로써 유전체 분석 결과 대사이상 지방간 질환 환자들과 유사한 특징을 갖는다.
공동연구팀은 베타세포의 기능이 부족한 아시아인이 비만과 당뇨를 동반한 대사이상 지방간 질환 유병률이 상대덕으로 높다는 점에 착안했다.
이에 약물로 쥐의 베타세포를 파괴해 당뇨를 유발한 다음 고지방식이를 먹여 비만과 당뇨를 동반한 지방간 질환이 진행하는 동물모델을 개발하고, 이쥐 모델에서 1년 동안 점진적으로 지방간, 지방간염, 간 섬유화, 간암을 발현시켰다.
공동연구팀은 해당 간의 유전체를 분석한 결과 분자적 특성이 비만과 제2형 당뇨병을 동반한 대사이상 지방간 환자들과 매우 유사한 것을 확인했다. 특히 이 모델에서 발생하는 간암은 대사이상 지방간 환자에게 발생하는 간암과 조직학적, 분자생물학적 특성이 유사함도 발견했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이 동물모델에 최근 비만치료효과로 각광받는 GLP-1 유사체 효과를 시험한 결과 투여한 쥐 모델에서 지방간, 간염, 간 섬유화의 진행을 억제하는 효과를 확인, 신약 개발을 위한 전임상 모델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
특히 이 모델에서 고지방식이를 중단하거나, MASLD 치료약 후보로 주목받는 약을 투여했을 때 지방간 질환의 활동 점수와 간섬유화가 현저히 개선, 간암 발생이 예방되는 효과를 확인했다.
아울러 GLP-1 유사체 투여가 간암의 발생을 억제함을 최초로 규명, 대사이상 지방간 질환의 주요 사망원인인 간암의 발병 억제를 위한 GLP-1 유사체의 활용방안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현재 대사이상 지방간 질환 동물모델은 대사이상 지방간 질환의 넓은 스펙트럼과 당뇨, 비만과 같은 대사질환을 잘 반영하지 못하는 문제점이 있다”며 “이번에 개발한 마우스 모델은 만성 대사질환 특징을 잘 모사해 대사이상 지방간 질환 동물모델로 관련 연구에 중요한 전환점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KAIST 의과학대학원 정병관 박사와 최원일 교수, 화순전남대병원 최원석 교수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고,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8월 2일자에 게재됐다.(논문명: A male mouse model for metabolic dysfunction-associated steatotic liver disease and hepatocellular carcinom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