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인’ 김기인이 상대였던 T1을 칭찬하면서 같은 LCK 소속으로서 T1의 롤드컵 우승을 바랐다.
젠지e스포츠는 27일 오후 10시(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아디다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4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4강 T1과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1-3으로 패하며 탈락했다.
경기 후 쿠키뉴스와 인터뷰에 임한 김기인은 “상대보다 못했다. T1이 더 잘했던 시리즈”라고 짧게 총평했다. 그는 “T1이 8강 때 레드 진영에서만 플레이했다. 블루 진영 데이터가 부족했다”며 “그동안 T1이 선호했던 챔피언 위주로 밴픽을 준비했다. 결과가 나오지 않아 아쉽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날 경기 패인으로 ‘교전’을 꼽은 김기인은 “여러 실수가 나왔다. 가장 결정적이었던 순간은 모두 교전이었다. 교전 디테일이 아쉬웠던 게 패배 원인”이라 짚었다. 1세트 바론을 내준 상황에 대해서는 “콜은 다 됐다. 플레이적으로 대처가 미숙했다”고 했다.
김기인은 “리그, MSI 때보다 이번 대회에 부족했던 점은 교전이다. 유충 싸움할 때 사고가 많이 난다. 다이브도 마찬가지”라며 “리그 때 잔실수가 있었는데, 롤드컵에서도 나왔다”고 지적했다.
‘제우스’ 최우제와 맞붙은 김기인은 “현재 탑 라인 메타에서 나오는 챔피언이 정해져 있다. 그 챔피언들을 카운터 치는 흐름”이라며 “라인 스왑이 많이 나오다 보니, 스왑 과정에서 전체적인 움직임을 어떻게 가져갈지 생각했다”고 탑 구도를 설명했다.
T1전 10연승을 달리고 있던 젠지는 이날 패배로 연승 행진을 마쳤다. 김기인은 “T1과 큰 경기에서 붙은 건 스프링 결승 이후 처음”이라며 “그때는 우리가 더 집중력이 좋았다. 하지만 오늘은 상대가 더 침착했다. 발전한 모습도 있었다. 젠지는 T1에 비해 발전하지 못했다”고 돌아봤다.
앞서 김정수 젠지 감독은 T1과 많은 연습을 했다고 밝혔다. 이를 묻자 김기인은 “연습 때 경기력과 실전 경기력은 엄청나게 다르다. 특히 큰 경기일수록 그렇다”며 “대회에 들어가면 다 다를 거라 생각해서 연습 결과에 큰 비중을 두지 않았다. 어떻게 플레이할지를 더 많이 생각했다”고 답했다.
김기인은 올 시즌 LCK 첫 우승, MSI 우승 등 수많은 성과를 이뤘다. 시즌을 마친 그는 “선수 경력으로 보면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괜찮았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끝이 좋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
결승은 T1과 LPL 비리비리 게이밍(BLG)의 경기로 치러진다. 김기인은 “BLG는 굉장히 강한 팀이다. 하지만 T1도 그에 맞게 훌륭한 팀”이라며 “개인적으로 LCK가 우승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끝으로 김기인은 “올 시즌은 마지막에 웃고 싶었던 한 해였다. 그러지 못해 팬들에게 죄송하다. 시즌 내내 응원 보내주셔서 감사하다. 내년에 또 열심히 해보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