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보수 책사’ 윤여준 만나 “원로 지혜 필요”…윤 “李 역할 커”

이재명, ‘보수 책사’ 윤여준 만나 “원로 지혜 필요”…윤 “李 역할 커”

‘중도 보수’ 윤여준과 100분간 오찬
윤여준 “국가 리더십 흔들려…尹, 신뢰도 낮은데 신경도 안 써”
이재명 “요즘 정치인 진짜 서로 미워해”…윤여준 “민주주의 훈련 덜 됐다”

기사승인 2024-10-30 17:35:19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여의도 한 식당에서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 만나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보수 책사’라 불리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 오찬 회동을 하고 정국 현안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다. 윤 전 장관은 이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국제 정세나 국내 상황이 점점 복잡해지는데 국가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 이 대표 역할이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3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 식당에서 윤 전 장관과 만나 약 100분 동안 오찬을 가졌다. 이날 오찬은 이 대표 측에서 먼저 윤 전 장관에 정국 현안에 대한 고견을 듣기 위해 만남을 요청하면서 성사됐다. 배석자는 없었다. 

윤 전 장관은 보수 정권인 김영삼 정부에서 장관직을 지냈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참모로 활동하는 등 보수 진영의 책사로도 불린다. 2012년 대선에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선대위 국민통합추진위원장을 맡기도 한 윤 전 장관은 중도·보수 성향으로 분류된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경제 상황 등 현재 여러 가지 상황이 안 좋다. 저희가 할 수 있는 것이 제한적이라 사회 원로 같은 어르신의 지혜가 필요한 때”라고 윤 전 장관의 의견을 구했다.

이에 윤 전 장관은 “국제 정세나 국내 상황이 점점 더 복잡하고 힘들어지는 것 같다. 국가를 이끌어가는 리더십이 저렇게 흔들려서야 곤란하다”라며 “국민적 역량을 다 모아도 쉽게 지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런데 지금 대통령이 저렇게 국민 신뢰도가 낮으니, 국정 최고 책임자가 저러면 무슨 정책을 펴도 효과가 안 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뭐니 뭐니 해도 국민적 지지도 높이는 것이 급선무일 것 같다. 배포가 큰 양반이라 그런지 그런 부분을 신경 안 쓰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 대표는 윤 전 장관의 우려에 “저희도 국가가 워낙 불안정해지니 국민들 삶에도 악영향이 너무 크다. 정국이나 국정 운영이 안정되면 좋겠다”고 답했다. 

윤 전 장관은 여야 대치 정국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그는 “국정은 길을 만드는 것이라는 점에서 여야가 공히 책임이 있고 힘을 합해야 한다. 우리 여야는 이상하게 적대적 관계가 돼 버려서 역량을 모으지를 못하니까 정말 딱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제가 제일 답답한 것은 정치인들은 싸우다가도 다시 화해하고 만나야 하고, 싸우더라도 감정적으로 싸우면 안 되는데 지금 제가 볼 때 정치인들이 진짜 서로 미워하고 있다”고 했다. 

윤 전 장관은 “국민 신뢰를 얻기 위해 경쟁을 하는 것 아닌가. ‘죽고 사는 식’으로 하는 건 정치가 아니”라며 “민주주의 훈련이 덜 된 분들이 권력을 잡아서 그런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이어 “이런 상황이 결국 대통령과 집권당에 도움이 되는 게 아니다. 더군다나 소수 여당이 다수당과 대화를 안 한다는 건 민주적이지도 않고 현실적으로 득이 안 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에 “길을 열어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권혜진 기자
hj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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