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 선물세트 각축전…‘가성비·프리미엄’ 승부수 나뉘는 유통업계

설 명절 선물세트 각축전…‘가성비·프리미엄’ 승부수 나뉘는 유통업계

대형마트 ‘가성비’, 백화점 ‘프리미엄’ 강조
고급화 vs 실속형 전략…양극화 현상 뚜렷

기사승인 2025-01-09 11:00:05
이마트 신선 선물세트. 이마트 제공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 유통업계가 새해 설 명절을 앞두고 ‘선물세트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희소성을 앞세운 프리미엄부터 합리적인 가격의 가성비 선물세트까지 다채로운 구성으로 소비자 잡기에 나섰다.

대형마트들은 주로 가성비 전략을 강조한 반면, 백화점은 고급 선물세트를 선보이면서 양극화 현상도 두드러지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명절 선물세트 매출 비중에서 약 30%를 차지하는 ‘신선 선물세트’의 가격 경쟁력을 강화해 고객들의 비용 부담을 낮췄다. 기존 인기 세트의 가격을 지난 설보다 낮추거나 동결하고, 신규 실속 세트도 다양하게 기획했다.

이마트는 한우 세트의 사전예약 판매가를 지난해 설과 추석에 이어 올해 설에도 동결했다. 또 10만원 미만의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는 가성비 한우 세트를 확대했다. 특히 지난해 설 5만원 이상 10만원 미만 가성비 양념육 세트 매출이 168.8% 늘어난 것을 고려해 해당 가격대의 양념육 세트 4종을 새롭게 기획했다. 

이마트가 경쟁력 있는 가격의 한우 세트를 선보일 수 있었던 배경은 지난해 한우 도축 마릿 수 증가에 따른 시세 안정화 시점에 설 세트를 사전기획했기 때문이다. 또 이마트 미트센터의 한우 세트 작업량을 전년 설 대비 약 15% 가량 확대하며 제조 원가를 낮춘 것도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과일의 경우 상대적으로 시세가 안정적인 사과, 샤인머스캣, 곶감을 활용해 선물세트를 집중 기획했다. 사과는 전년 설 대비 가격을 10% 가량 낮추고 물량 또한 15~20% 늘렸다. 샤인머스켓도 지난해 설 대비 30% 가량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 곶감의 경우 역대 최저가인 2만원대 세트를 신규 개발했다.

롯데마트도 10만원 미만 설 선물세트 비중을 70%로 구성해 지난해보다 5% 포인트 늘렸다. 롯데마트에서도 전반적으로 5만원 이하 선물 세트가 매출 상위를 기록 중이다. 특히 1만원대 이하 초가성비 선물 세트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25% 가량 증가했다.

홈플러스 역시 가성비 좋은 2~6만원대 선물세트 상품 수를 지난해보다 약 10% 확대했다. 홈플러스의 설 선물 세트 중 매출이 높은 상품 가격대는 1~3만원대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신세계백화점 명품 먹거리 선물세트 브랜드 ‘5스타’. 신세계백화점 제공

반면 백화점들은 고가의 프리미엄 선물세트에 힘을 줬다. 신세계백화점은 희소 가치와 완성도가 높은 명품 와인을 준비했다. 프랑스 지롱드 강 동부 일대 보르도 우안(右岸)의 걸작 ‘페트뤼스 1999 매그넘’(2600만원)와 ‘르 팽2005’(1260만원) 등이 대표적이다. 20년 이상 숙성한 최고급 희소 샴페인 ‘돔 페리뇽 P3’도 돔 페리뇽 국내 공식 수입업체인 엠에이치샴페인즈앤코리아로부터 유통업계 단독으로 정식 공급받았다.

신세계백화점의 대표 명품 먹거리 선물인 ‘5스타’도 마련했다. 간판 상품으로 1++ 한우 중에서도 마블링 스코어 최고 등급인 9등급(No.9)의 최상급 부위로만 구성한 ‘명품 한우 The No.9’(250만원), 상위 1%의 명품육으로 소량 생산되는 최고급 부위를 엄선한 명품 한우 스페셜(200만원) 등이 있다.
 
현대백화점은 프리미엄 선물 수요를 겨냥해 최고급 상품을 마련했다. 1++등급 한우 중에서도 마블링 최고 등급(No.9)만 사용한 ‘현대명품 한우 넘버나인 세트’(300만원)과 ‘현대명품 한우 프리미엄 세트’(200만원) 등이 대표적이다.

수산의 경우 굴비는 ‘현대명품 참굴비 10마리’(150만~350만원), ‘영광 봄굴비 10마리’(25만~75만원), ‘영광 마른 굴비 10마리’(65만원) 등 프리미엄 세트로 구성된다. 장우석 현대백화점 식품사업부장 상무는 “변화하는 명절 트렌드에 맞춰 소포장 선물세트를 확대하고 친환경 등 프리미엄의 가치를 담은 다양한 선물세트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갤러리아 그래스페드 와규세트. 한화갤러리아 제공

갤러리아백화점은 국내 최초로 그래스페드 와규를 직접 수입해 선물세트로 내놨다. 그래스페드는 넓은 목초지에서 자연방목으로 키우는 방식이다. 호르몬과 항생제, GMO 사료 없이 키워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하고 부드러운 맛과 선명한 마블링으로 유명하다.

국내에서 보기 힘든 희귀 와인세트와 1억 이상의 초고가 위스키를 ‘더 비노494’의 프리미엄 설 선물로 선보인다. 자회사 비노갤러리아가 수입한 최고급 와인 △DRC 로마네 꽁띠 세트 △도멘 르루아 세트(2병, 3420만원) 등을 한정 판매한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고객들의 미식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짐에 따라 프리미엄부터 가성비까지 고려해 설 선물세트를 준비했다”며 “앞으로도 차별화된 명절 선물세트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
김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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