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억력이 떨어져 신경과를 찾는 환자들이 가장 많이 묻는 질문이다. 최근에는 치매에 대한 대중의 인식과 관심이 높아지면서 치매로 진행되기 전 경도인지장애(Mild Cognitive Impairment, MCI) 단계에서 진단받는 환자도 늘고 있다. 경도인지장애라는 말을 처음 들으면 대부분은 “치매 초기인가요?”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것은 절반만 맞는 이야기다. 경도인지장애는 치매도 아니고, 그렇다고 정상도 아니다. 정상 노화와 치매의 중간 단계라고 이해하면 가장 쉽다.
기억력이나 인지능력이 예전보다 떨어져 검사에서도 이상이 확인되지만, 아직은 혼자 생활하거나 사회생활을 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는 상태를 말한다. 중요한 것은 경도인지장애가 하나의 병명이 아니라 여러 원인으로 나타날 수 있는 하나의 상태라는 점이다.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10~15%가 매년 치매로 진행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지만, 인지기능이 정상인 노인에서도 매년 1~2% 정도 치매가 발생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20% 정도는 시간이 지나면서 호전되기도 한다.
경도인지장애에도 종류가 있다.
가장 흔한 것은 기억력이 주로 떨어지는 기억상실형(amnestic) 경도인지장애다. 반대로 언어능력이나 주의력, 판단력, 시공간 능력 등이 먼저 떨어지는 비기억형(non-amnestic)도 있다. 비기억형 경도인지장애의 원인 역시 다양하다. 알츠하이머병이 원인일 수도 있고, 뇌혈관질환이나 파킨슨병, 우울증, 수면장애, 약물의 영향 등으로도 비슷한 모습이 나타날 수 있다.
이 가운데 의사들이 가장 주목하는 것은 기억상실형 경도인지장애다.
그 이유는 알츠하이머병이 새로운 기억의 저장에 관여하는 뇌 부위를 비교적 일찍 손상시키기 때문이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기억상실형 경도인지장애 환자 가운데 알츠하이머병의 병리 변화가 이미 시작된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비기억형 경도인지장애는 다른 퇴행성 질환이나 혈관성 질환일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물론 기억력이 떨어졌다고 해서 모두 알츠하이머병인 것은 아니다. 반대로 기억력이 비교적 유지되는 알츠하이머병도 있다. 그래서 최근 치매 진료에서는 인지검사만으로 판단하기보다 뇌 안에 실제로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이 존재하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해지고 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검사가 아밀로이드 PET-CT(Amyloid PET-CT)다.
이 검사는 뇌 안에 알츠하이머병의 원인 물질인 베타아밀로이드가 축적돼 있는지를 직접 확인하는 검사다. 즉 기억력이 떨어졌다는 사실을 보는 검사가 아니라, 기억력이 왜 떨어졌는지 원인을 확인하는 검사인 셈이다. 특히 기억상실형 경도인지장애에서는 이 검사의 의미가 더욱 크다. 만약 아밀로이드가 확인된다면 현재의 기억력 저하가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커지고, 앞으로의 치료와 추적 계획도 달라진다. 반대로 아밀로이드가 발견되지 않는다면 다른 원인을 적극적으로 찾아봐야 한다.
최근에는 이러한 검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그 이유는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와 같은 항아밀로이드 항체 치료제가 실제 진료에 도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치료제는 이미 중증으로 진행된 치매 환자를 위한 약이 아니다. 초기 알츠하이머병, 즉 경도인지장애 또는 매우 초기 치매 단계에서 효과가 확인된 치료제다. 따라서 치료를 시작하려면 먼저 환자가 실제로 아밀로이드 양성 알츠하이머병인지 확인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때 아밀로이드 PET-CT는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검사 가운데 하나이며, 치료 대상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 또한 축적된 아밀로이드의 양이 적을수록 치료 효과가 좋을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시기의 PET-CT 검사가 치료 효과를 높이는 데 중요하다.
결국 경도인지장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단순히 “치매인가 아닌가”를 구분하는 것이 아니다. 어떤 원인으로 생긴 경도인지장애인지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다. 같은 기억력 저하라도 원인이 다르면 치료 방법과 앞으로의 경과는 크게 달라진다. 경도인지장애는 더 이상 막연히 기다려 보는 단계가 아니다. 특히 기억력이 떨어진 경우라면 알츠하이머병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필요하면 아밀로이드 PET-CT와 같은 정밀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조기에 원인을 확인할수록 앞으로의 치료 선택지는 넓어진다. 치매를 두려워하기보다 원인을 정확히 알고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 그것이 지금 경도인지장애에서 PET-CT 검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이유다.
신준현 대한신경과의사회 정책부회장(신준현신경과의원 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