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화의 티타임에 초대] 송년시상
오래전 어느 날, 눈이 불편해 안과에 갔었다. 의사는 망막박리가 의심된다며 갑자기 눈앞에 소나기가 내리는 것 같거나 장막이 쳐진 듯하면 얼른 응급실로 오라고 했다. 망막박리의 이상증세가 원래 그런 건지 모르지만 뭔가 꽤 문학적인 의사의 말을 들으며 나는 엉뚱한 생각을 했다. 아! 저런 건 사랑에 빠졌을 때가 아닌가! 귓가에 종소리만 들리면 딱 운명적인 사랑을 만났을 때의 느낌인데... 그러고 나니 실감도 나지 않는 실명에 대한 걱정보다 섭섭함이 먼저 들었다. 아! 이제 난 사랑에 빠지면 안 되는 거구나. 벌써 남편도 ... [최문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