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릿’한 워터파크, 내 목은 ‘찌릿’한 부상 위험

‘짜릿’한 워터파크, 내 목은 ‘찌릿’한 부상 위험

기사승인 2012-07-26 07:47:01
물놀이 전후 스트레칭으로 근육 긴장감 풀어줘야

[쿠키 건강] #중학생 아들과 초등학생 딸을 둔 직장인 한모(45·남)씨. 여름휴가를 맞아 아이들이 좋아하는 워터파크로 휴가를 떠났다. 날씨도 좋고 재미있어 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니 덩달아 신난 한씨도 아이들과 함께 파도풀장에 들어갔다. 잔잔한 파도에 싫증을 느낀 아이들이 점차 파도 가까이이동하자 그도 아이들을 따라 이동했다. 그러나 2m가 넘는 파도가 몸을 덮치는 순간 한씨는 목에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장마와 태풍이 지나면서 본격적인 폭염과 열대야로 하루하루가 힘든 요즘이다.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 직장인 절반 이상이 휴가를 떠난다고 한다. 산과 바다로 떠나는 휴가도 좋지만 요즘에는 시설이 깨끗한 워터파크에서 익사이팅한 기구를 타며 시원하고 짜릿한 여름날을 즐기는 이들도 많아지고 있다. 여름철 핫 플레이스로 자리 잡은 워터파크. 하지만 짜릿한 스릴감에 집중하다 예기치 못한 사고 직면할 수 있다. 실제 해외 연구에 따르면 워터파크에서 다친 환자의 약 20%가 척추 손상으로 이 중 30%는 슬라이드를 타다가, 20%는 파도풀을 즐기다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공 미끄럼틀의 스릴 즐기다보면 척추손상 위험률도 높아져= 속도의 스릴감이 살아있는 슬라이드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척추손상을 조심해야 한다. 고공에서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오는 도중 급격한 경사 변화로 인해 척추손상이 발생하기 쉽기 때문이다. 특히 척추손상이 잘 발생하는 시점은 경사가 시작돼 급가속이 발생하는 슬라이드 초반부와 슬라이드가 끝나 물속으로 입수할 때다. 물에 입수 하는 순간, 긴장한 탓에 목과 허리에 과도한 힘을 주다보면 손상이 더 잘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 간혹 더 짜릿한 스릴을 느끼기 위해 엎드려 타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는 가속도로 인한 척추 내 압력 증가로 인해 척추손상 발생 가능성이 더욱 높고, 목이 받는 충격 역시 상당히 크기 때문에 삼가야 한다.

박건우 분당척병원 원장은 “특히 어린이의 경우 준비 없이 급가속이 발생하면 목이 급격히 뒤로 젖혀지며 척수손상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내려갈 때 목에 힘을 주도록 반드시 교육을 해줘야 한다”면서 “반드시 안전 수칙을 지켜 부상 예방에 힘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파도풀 인공파도의 위력, 목 디스크에 엄청난 충격= 파도풀의 경우 1000톤에 가까운 물을 이용해 2~3m에 달하는 파도를 발생시키는데, 많은 이들이 이 인공파도가 덮치는 순간의 스릴을 즐기곤 한다. 하지만 머리에 파도의 직접적인 충격이 그대로 가해진다면 목 디스크를 비롯한 경추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7m 높이의 파도에 의해 몸에 발생하는 충격은 최대 30톤이 넘는 무게가 주는 충격과 같다고 보고 됐다. 실제 윈드서핑이나 해수욕을 즐기던 사람들 중 파도에 의해 경추 손상을 입은 사고 사례도 적지 않다.

특히 평소 목이 잘 아픈 사람이나 일자목인 사람의 경우 더욱 주의를 요한다. 일자목의 경우 경추의 정상적인 ‘C’형 구조가 ‘1’자로 변한 것인데 이 경우 외부 충격을 완충하는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충격 시 목 디스크가 더 잘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노원 의정부척병원 척추외과 원장은 “무엇보다 경미한 목 디스크가 있는 환자나 후종인대 골화증 등 척추 신경관이 좁아져 있는 환자는 더욱 더 부상에 신경 써야 한다”며 “파도로 인해 급격히 목이 젖혀지거나 굽혀질 경우 좁아진 신경관에서 신경이 눌리며 전신 마비까지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어린이보다 유연성 떨어지는 성인, 척추손상 발생률 더 높아… 예방과 관리에 신경 써야= 워터파크를 그냥 놀이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놀이공원에서 놀이기구를 타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운동의 개념으로 보고, 전후 가벼운 스트레칭을 절대 등한시해서는 안 된다. 특히 성인이라고 괜찮을 거라는 생각은 금물.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워터파크에서는 어린이보다 성인이 척추손상 발생률이 더 높다. 어린이의 경우 성인보다 유연해 급격한 자세변경이나 충격에도 잘 견디는 반면 유연성이 떨어지는 성인은 충격이 척추에 직접적으로 가해지기 때문이다.

또한 차가운 물 속에서는 관절이 자연스레 굳어지기 때문에 가벼운 준비운동 등을 통해 체온을 상승시키고 긴장된 근육과 관절을 풀어주는 것이 부상을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물놀이 중간중간 반드시 휴식을 취해줘야 한다.


만약 물놀이 이후 통증이 느껴진다면 압박, 얼음찜질 등의 간단한 응급처치를 한 후 병원을 찾는 것이 현명하다. 통증을 가벼이 여겨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작은 충격에도 계속 손상이 생겨 더 큰 병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의 근육통일 경우 2~3일 정도 안정을 취하면 통증이 줄어들며 회복이 되지만 통증이 1주일 이상 지속된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박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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