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치료 않으면 만성 통증·관절염 발전할 가능성
[쿠키 건강] 직장인들에게 휴가는 꿈처럼 달콤하지만 휴가 뒤 찾아오는 ‘휴가 후유증’은 결코 달갑지 않다. 지난 13일 취업포털 사이트 잡코리아에서 여름휴가를 다녀온 직장인 68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직장인 10명 중 4명은 ‘여름휴가를 다녀온 뒤 오히려 방전됐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로는 지속된 폭염이 49.8%로 가장 많았고 장거리 운전에서 오는 피로(35.2%), 여행 준비로 인한 피로(34.1%) 등이었다.
또한 휴가를 다녀온 직장인의 83.7%는 휴가 후유증을 호소했다. 후유증 증상으로는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다’가 58.7%(복수응답 가능)로 1위를 차지했으며 ‘어깨·뒷목에 통증이 있다’는 응답도 16%나 됐다.
박성진 웰튼병원 부원장은 “다른 달에 비해 7월 이후 휴가철 물놀이 등 여행 이후 관절통이나 근육통 때문에 병원을 찾는 젊은 환자들이 많은 편”이라며 “특히 관절 주변 조직의 손상은 자칫 쉽게 지나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휴가철 스트레스 날리려다 오히려 통증만…= #드디어 기다리던 여름휴가. 직장인 김인영(32)씨는 쌓였던 스트레스도 풀고 추억도 쌓을 겸 친구들과 수상스키 등 평소 즐기지 못했던 각종 수상 스포츠를 즐기며 휴가를 보냈다. 그러나 즐거움도 잠시, 휴가를 다녀온 이후 계속되는 근육통 때문에 매일 저녁 파스와 동침하는 신세가 됐다.
휴가를 다녀온 뒤 여기저기 몸이 쑤신다며 통증을 호소하는 직장인들이 적지 않다. 일상을 벗어나 이색적인 체험을 할 수 있는 각종 레저 스포츠는 인색적인 휴가 아이템으로 인기다. 그러나 무리한 활동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피로한 상태에서 갑자기 각종 레저 활동을 즐기다 보면 근육통이나 관절 통증이 생기기 십상이다.
근육통은 대개 2~3일 정도면 자연스럽게 가라앉지만 심한 경우 만성 통증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초기에 잘 관리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박성진 부원장은 “간혹 근육통이 있는 경우 계속 사용해주면 풀린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통증만 악화시킬 수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며 “통증이 지속되거나 이상 증세가 있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휴가 후 갑자기 무릎 ‘휘청’하면 연골 손상 의심= 갑자기 무릎이 아프고 붓거나 길을 걷다 다리가 휘청거린다면 무릎의 반월상 연골판 손상을 의심할 수 있다. 무릎의 ‘반월상 연골판’은 무릎관절 내측과 외측에 각각 위치하는 초승달 모양의 섬유성 연골로 가장자리는 관절막에 붙어 있다. 연골판은 관절 연골에 영양을 공급하고 관절로 전해지는 충격을 완화해주는 등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연골판 손상 역시 무리한 활동이 원인이다. 연골판은 무릎을 굽힌 상태에서 갑자기 방향을 전환하는 경우 잘 찢어질 수 있다. 또 40대 이후에는 연골판이 약해져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층계를 내려오는 등의 가벼운 충격에도 쉽게 손상될 수 있다. 박 부원장은 “연골판 손상은 처음에는 잘 모르다가 점점 무릎에 통증이 느껴지는 경우가 있는 반면, 통증이 가라앉고 아무렇지 않다가 어느 순간 다시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진단이 어려운 질환 중 하나”라며 “휴가철 이후 무릎 통증이 있다면 연골 손상을 의심해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골판이 손상된 경우에는 누르면 압통이 있거나 무릎 주변이 붓고 쪼그려 앉았다 일어나거나 계단을 내려올 때 심한 통증을 느낀다. 또 걸을 때나 무릎을 구부릴 때 무엇인가 걸리는 느낌이 들거나 갑자기 무릎에 힘이 빠지면서 넘어질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몸의 방향을 갑자기 돌리는 경우에도 통증이 있을 수 있다.
◇휴가철 물놀이, 스포츠 활동 전후 스트레칭으로 부상 예방= 근육통이 있는 경우에는 만성 피로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초기 관리가 중요하다. 근육통이 있는 부위는 온찜질을 통해 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다. 또한 해당 부위를 과도하게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그러나 통증이 지속된다면 다른 관절 질환일 수 있는 만큼 병원을 찾도록 한다.
특히 무릎 통증은 진단이 어려운 만큼 반드시 전문의에게 진단 받고 치료해야 한다. 만약 연골판이 찢어진 경우 치료가 늦어질수록 손상 정도가 심해질 수 있기 때문에 빠른 치료가 중요하다. 방치할 경우 2차적으로 연골의 손상을 일으키며 퇴행성관절염을 앞당기는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 연골판 손상은 MRI 등을 통해 진단하며 손상 정도에 따라 약물치료나 물리치료, 관절내시경수술을 진행한다.
관절내시경수술은 무릎 관절 부위에 1㎝ 미만의 구멍을 내고 카메라가 달린 관절내시경을 삽입해 직접 모니터로 관절 상태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가능하다고 평가 받고 있다. 손상된 부위의 재생이 힘든 경우 손상된 부분을 깨끗이 정리하는 ‘부분절제술’을 시행하고, 손상된 부위의 재생이 가능한 경우에는 특수실을 사용해 봉합하는 ‘봉합술’을 실시한다. 연골판의 손상 정도가 심해 절제술이나 봉합술이 어려운 경우에는 이용해 새로운 연골판을 이식하는 ‘이식술’을 시행한다.
박 부원장은 “경직된 근육과 관절은 부상의 지름길”이라며 “꼭 스포츠 활동이 아니더라도 장시간 운전을 하거나 물놀이 등을 즐길 때도 충분한 스트레칭을 통해 몸을 풀어주는 것이 피로감과 통증을 줄이는 최선의 길”이라고 당부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