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독서하기 좋은 가을이 되면서 전자책(e-book)을 가까이 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손에 쏙 들어오는 얇은 단말기에 책을 여러 권 담을 수 있는 전자책은 대학생이나 장거리 출퇴근 직장인들에게 인기가 높다. 이런 전자책은 크기가 작기 때문에 항상 휴대하고 다니다가 지하철, 커피숍 등에서 수시로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장시간 사용하다 보면 허리 어깨 목이 뻐근하고 구부정해질 수 있다. 손목이나 손가락에 가는 부담도 상당하다. 전자책을 지나치게 가까이하면 PC 사용에 따른 신체적 부작용을 일컫는 VDT(Visual Display Terminal)증후군과 비슷한 ‘전자책 증후군’에 빠질 수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전자책, 종이책보다 척추 관절에 부담= 전자책 수요는 지난해부터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콘텐츠가 늘고 단말기의 성능도 개선됐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5인치대 스마트폰, 7인치대 태블릿PC가 등장하면서 모바일 스마트 기기를 전자책 대용으로 사용하는 사람도 늘었다. 기존 3~4인치 대의 스마트폰이나 10인치가 넘는 태블릿PC는 너무 작거나 커서 전자책으로 활용하기에는 불편했었다.
아무리 휴대가 편하고 크기가 적당한 전자책이라도 지나치게 오래 사용하거나 자세가 잘못돼 있으면 목 허리 어깨 등에 통증이 생길 수 있다. 종이책도 엎드리거나 고개를 푹 숙인 잘못된 자세로 보면 뻐근한 통증이 생기는데, 전자책은 종이책보다 긴장해서 다뤄야 하고 보는 시간 자체가 길어 관절과 척추에 무리가 더 가는 것이다. VDT증후군, 이와 비슷한 태블릿PC 증후군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날 정도로 전자책을 지나치게 가까이 하면 전자책 증후군에 빠질 수 있다.
전자책의 무게는 대략 200~500g 정도다. 종이책보다는 가볍지만 한 손으로 받치고 다른 한 손은 페이지를 넘기면서 장시간 사용할 경우 손목에 무리가 갈 수 있다. 책장을 넘기는 동작보다 화면을 터치하는 동작이 손가락에 더 많은 힘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또 간단한 인터넷 서핑과 달리 책을 읽으면 내용에 몰입하면서 1~2시간 같은 자세로 집중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허리 어깨 목이 아프고 자세도 구부정해진다.
특히 전자책을 보느라 목을 길게 빼면 거북목(일자목)이 될 위험이 크다. 경추는 자연스럽게 C자를 이루고 있어야 머리를 지지하고 외부에서 오는 충격을 완충한다. 그런데 거북목이 되면 무리가 가게 돼 작은 충격에도 삐거나 다칠 수 있다. 거북목을 방치하면 목디스크로까지 이어질 위험이 있다.
고도일 고도일병원 병원장은 “거북목은 최근 들어 젊은 층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는 질환”이라며 “전자책에 집중하다보면 고개를 깊이 숙이면서 목뼈의 형태가 더욱 많이 변형될 수 있는 만큼 가급적 화면을 눈높이에 맞춰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30분 읽고 5분 쉬면서 목 어깨 허리 손목 스트레칭 해야= 전자책증후군이 두려워 책을 읽지 않거나 전자책을 사용하지 않을 수는 없다. 이용시간을 제한하고 자세를 바르게 하며 수시로 긴장한 척추를 풀어주는 것이 현실적 대안이다. 전자책을 사용하는 시간은 회당 20~30분을 넘지 않는 것이 좋다. 30분 사용한 뒤에는 책갈피 기능으로 읽은 곳을 표시한 뒤 5분 정도 쉬면서 경직된 목과 어깨, 허리를 부드럽게 스트레칭한다.
김성권 고도일병원 줄기세포센터 센터장(정형외과 전물의)은 “스크린 터치 기능을 사용하면 책장을 넘기거나 일반 키보드나 마우스를 조작할 때보다 손가락이 더 긴장한다”며 “손가락털기, 주먹쥐었다 펴기 등 손가락 스트레칭도 잊지 않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자책을 읽는 자세도 중요하다. 허리와 어깨를 반듯하게 펴고 고개가 과도하게 아래로 꺾이지 않게 단말기를 눈높이에 두고 사용한다. 눕거나 엎드려서, 한쪽으로 기대서 사용하는 것은 금물이다. 책의 중요한 부분에 줄을 긋거나 메모를 하는 기능을 사용하는 것도 전자책 증후군을 막는 좋은 방법이다. 같은 자세로 경직된 손목과 손가락을 움직여 스트레칭하고 구부정한 목과 어깨를 펼 수 있는 포인트가 될 수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도움말·고도일 고도일병원 병원장, 김성권 고도일병원 줄기세포센터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