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지구촌] 미국 로켓 아폴로11호의 엔진을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가 바닷속에서 꺼내 올렸다고 매셔블닷컴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제프 베조스는 자신의 블로그(bezosexpeditions.com)에 인류 역사상 처음이자 유일하게 달까지 인류를 보낸 로켓 아폴로11호의 추진체 엔진 2기를 꺼내 올린 소식을 전했다. 지난해부터 자신의 돈을 쏟아부어가며 아폴로11호의 엔진을 찾아온 제프는 20일(현지시간) “바닷속 신비한 세계를 찾아냈다. 믿을 수 없는 조각품인 이 뒤틀린 F-1 엔진 2기는, 아폴로 계획이라는 약속에 복무했던 것으로 그 불꽃 찬란하고 거친 종말의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준다”고 밝히며 자신이 인양한 엔진 사진을 공개했다.
이 엔진은 1969년 아폴로11호의 발사 직후 68만 킬로그램의 로켓 본체와 달착륙선, 우주비행사 등을 쏘아 올리는 임무를 수행한 뒤 분리돼 추친체와 함께 대서양으로 떨어졌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바닷속 4킬로미터 아래로 잠겨버린 이 엔진을 찾지 않았다. 엔진은 44년 동안 그 자리에 파묻혀 있었다.
제프 베조스는 ‘원격조작무인탐사기(ROV)’를 동원한 탐사팀을 만들어 대서양 바닷속을 샅샅이 뒤졌다. 엔진이 발견된 지점은 마치 차원이 다른 세계 혹은 우주의 한 지점인 듯 중력이 느껴지지 않고 검은 지평선이 끝없이 펼쳐진 곳이었다고 그는 전했다.
반세기 가까이 심해의 심연에 머물러온 아폴로11호의 엔진은 뒤틀릴 대로 뒤틀리고 해조류와 산호초에 뒤덮여 쉽게 찾기 어려운 모습이었다. 바다 속에서 엔진을 끌어올린 탐사팀이 세월의 더께를 씻어내자 엔진은 우주를 향해 힘차게 날아오르던 그 날의 위용을 드러냈다. 제프는 NASA와 협력해 엔진을 복원해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프 베조스의 아폴로호 엔진 찾기는 전적으로 자신의 개인 재산을 털어 넣은 ‘취미 활동’이었다. 하지만 NASA는 제프 베조스가 찾아낸 엔진이 자신들의 소유이자 미 정부의 재산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논란이 될 전망이다.
NASA의 찰스 볼든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거의 1년전 제프 베조스가 아폴로 계획 당시 바닷속에 잠긴 로켓 추진체의 엔진을 찾아내겠다는 계획을 우리에게
이야기해왔다”며 “그의 팀이 마침내 새턴5호형 초기 형태의 엔진 2기를 대서양 바닥에서 찾아냈다는 소식을 흥분과 함께 발표한다”고 밝혔다.
제프는 “NASA의 반응은 아주 오래된 평범한 상식에 따른 것으로, 우리 모두가 보기에는 인상적이면서도 상식적이지 않은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시하면서도 “당신의 엔진을 집에 보내드리게 돼 기쁘다”고 블로그에 적었다.
제프 베조스는 우주 탐사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우주여행 회사 ‘블루 오리진’을 설립한 바 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
*수정 : ROV를 처음 전송한 기사에서는 원격작동선이라는 팀 이름으로 표기했으나, 해저작업을 위해 사용되는 장비의 일반적인 명칭이라는 네이버 game****님의 의견을 반영해 수정하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