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양주경찰서는 영아 유기치사 혐의로 양어머니 양모(32·여)씨를 수사하고 있다고 8일 밝혔다. 군 헌병대 역시 같은 혐의로 양아버지 육군 모 부대 이모(27) 중사를 조사하고 있다.
이들 부부는 지난 7월 6일부터 9일 사이 양주시 장흥면의 한 군인아파트에 수양딸을 홀로 두고 집을 비워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은 지난 6일 이 중사의 뒤늦은 신고로 드러났다. 발견 당시 딸은 방에 엎드린 채 숨져 있었으며 부패가 심해 외상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딸을 입양한 이후 불화를 빚어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이 알려진 뒤 행적을 감췄던 양씨는 가족의 권유로 7일 오후 10시쯤 경찰에 출두해 4시간가량 조사를 받은 뒤 일단 귀가했다.
양씨는 경찰에서 “지난 7월 6일 오후 3시쯤 딸을 혼자 두고 집을 나갔는데 남편이 3일 후 교육이 예정돼 있어 그 사이 딸을 돌볼 줄 알았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군은 이 중사가 9일이 아닌 7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대전에서 교육을 받은 것으로 확인했다.
경찰은 지난 7월 6일부터 9일 사이 양씨의 행적을 밝히는 데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 남편이 복귀한 지난달 30일 양씨가 주소를 인천으로 옮긴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군 헌병대 역시 이 중사가 지난달 30일 집에 돌아와 숨진 딸을 발견하고도 1주일이나 신고를 미룬 점에 대해 집중 추궁하고 있다. 이 중사는 “숨진 딸을 보고 무서운 마음에 집과 주변을 떠돌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숨진 딸의 사망 시점과 원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 부검을 의뢰했다. 아울러 이들이 합법적인 절차로 입양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경찰과 군은 양씨와 남편의 행적을 확인하는 대로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양주=정수익 기자 sagu@kmib.co.kr